(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방송인 이경규가 예능 블랙리스트를 공개했다.
9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이경규가 예능프로그램의 판도를 얘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박명수는 신기루와 함께 이경규의 회사를 찾아갔다.
이경규는 글을 쓰는 업무 공간에서 후배들을 맞이하며 그동안 써온 시나리오를 비롯해 최근 집필 중인 에세이를 보여줬다.
이경규는 스튜디오에서 전현무에게 책 추천사를 부탁했다. 전현무는 흔쾌히 써 주겠다고 했다. 박명수는 이경규에게 새로운 예능 판도를 읽고 혜안을 얻고자 찾아온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박명수는 최근 가수, 배우, 셰프 등 다양한 직종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한 것을 두고 "예능인들이 뒤로 쳐지는 느낌이 드니까 선배로서 길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경규는 "개그맨 출신 예능인들은 사실 설 자리가 없다. 이거 심각한 문제다. 웃음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사라졌다. 거기서부터 무너진 거다"라며 현 상황을 심각하게 분석했다.
신기루는 "무명이 너무 길었다가 19년 만에 방송을 시작했는데 이제 잘되나 싶었더니 지금 하고 있는 분들만 계속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이경규는 셰프, 가수, 배우, 스포츠인, 어머님들 등 비개그맨의 시대를 언급했다. 다양한 직종 중에서도 위험군이 있다면서 "위험군들은 박멸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개그맨들을 위협하는 최고 골칫덩어리로 셰프들을 꼽았다. 이경규는 지난해 '흑백요리사'로 셰프들이 예능에서 활약하는 것에 대해 "셰프 최고 골칫덩어리다. 막 밀려나온다. 우리가 같이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깊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신기루는 셰프들이 방송을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그 이유가 "식당을 자주 비운다. 내가 갔을 때 먹을 수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경규는 백종원과 관련해서는 "비즈니스맨이다. 백종원은 내 후배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내가 먼저"라며 "안을 수는 없다. 내 프로그램을 뺏어간다"라며 셰프는 아군이나 백종원은 적군이라고 했다.
이경규는 셰프에 이어 스타 PD들을 두고 "밑도 끝도 없다. PD가 왜 MC를 봐. 김영희 PD가 좀 나댔던 PD다. 김태호 PD는 떠밀려서 나온 애다. 하다 보니 알려진 거다. 문제는 나영석 PD다"라고 주장했다.
이경규는 박명수가 백상예술대상에서 나영석PD가 수상한 것을 언급하자 "PD면 PD만 하라. 하면 안 된다. 연출, 편집할 시간도 없는데 편집은 다른 사람 시키고 자기는 출연만 하느냐 이거다. PD들은 방송 출연 자제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규는 "여기서 정해지는 게 방송법이다. 방송법이 통과하는 그날부터 바로 시행한다"라며 예능 출연 금지 법인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신기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독단적이다"라며, 박명수는 "형편없는 얘기"라며 속내를 밝혔다.
이경규는 서장훈, 안정환 등 은퇴 후 예능으로 오는 스포츠인도 문제라고 했다.
이경규는 "그 둘이 하는 프로그램이 열 몇 개다. 얘들이 다 뺏어갔다고 하면 돼. 감독을 하라. 안정환은 왜 오락 프로에서 감독을 하는 거냐"라며 버럭했다.
박명수는 이경규 얘기를 듣더니 "개그맨 출신인데 왜 영화감독을 하느냐"고 물어봤다. 이경규는 "내 돈으로 하잖아"라고 소리쳐 웃음을 자아냈다.
목에 핏대를 세우던 이경규는 갑자기 "축구 은퇴하더라도 방송은 해라"라며 태도 변화를 보였다. 그는 "우리 사위가 걸려있다"라며 딸 이예림과 결혼한 축구 선수 김영찬을 언급해 원성을 샀다.
비연예인 최초로 연예대상을 받은 기안84, 예능 섭외 1순위 침착맨 등 웹툰 작가도 경계했다.
그는 "강제 진압해서 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현장에서 웃기지 않으면 날아가지만 이분들은 웹툰이 남아있다. 우리보다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다. 웹툰만 해라. 방송 하려면 웹툰을 관두고 방송을 해라"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기업인에 대해서는 "우리 PPL 해주시는 분들이다"라며 치켜세워 웃음을 자아냈다. 프로파일러, 헬스트레이너들을 이야기할 때는 "비상하지 않다. 아무 피해를 주지 않는다"라며 아군으로 정했다.
또 "배우들은 인정은 하되 경계를 하자.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라고 강조했다.
아나운서도 골칫덩어리라며 일침했다. "우리 세계를 다 말아먹었다. 전현무, 김성주, 장성규, 김대호 얘네들이 프로그램을 40개나 해 처먹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전현무는 빼야 한다. '갓경규'에 나왔다"라며 개인적인 감정을 넣었다.
이경규는 출연 정지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가 얘기했는데도 방송 출연을 하면 가택 연금에 들어간다"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나영석, 김태호, 안정환, 백종원, 주우재, 이현이, 이서진, 정유미, 김성주, 장성규, 김대호가 리스트에 올라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이경규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 시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
사진= K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