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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과제평가했더니"…데이터 날린 범부처연구지원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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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실수로 기초연구 평가데이터 20% 날려…연구자들 설 연휴에 재평가 참여
IRIS 지난해에도 접속 지연사태…운영 미숙 도마 올라
연합뉴스

IRIS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
[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지원 등을 통합 관리하는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이 이번에는 과제 평가 데이터를 임의로 삭제하는 인적 실수로 과제 평가 지연 사태를 일으켜 연구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설 연휴 전날인 지난달 27일 IRIS에 임시 저장돼 있던 기초연구과제 선정 평가 데이터가 일부 소실돼 상당수 연구자가 연휴 기간 이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연구과제는 다른 연구자들이 제안서를 서류 평가하는 방식으로 선정 과정을 운영하는데, 기초연구 과제로 접수된 1만5천 건 중 2천900여 건에서 평가 데이터가 사라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IRIS 운영 미숙과 함께 평가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용역업체의 인적 실수가 겹치며 발생했다.

IRIS를 운영하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에 따르면 IRIS는 과제 주관기관이 과제별로 평가 작성 양식(폼)을 만들면 이를 임시 저장하는 방식으로 평가지를 만들고 추후 저장하는데, 2022년 IRIS 출범 이후로 이 임시 데이터를 한 번도 삭제하지 않았다.

양식은 평가가 종료되면 PDF 파일로 변환해 저장하기 때문에 임시 파일을 남겨놓을 필요가 없지만, 운영단은 이런 상황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3년 치 데이터 280만 건이 누적돼 임시저장 용량을 가득 채웠고, 이를 보완할 방안을 시스템 관리 용역업체에 요구했는데 업체 측이 통상 다른 서버 관리 시스템에 지정하듯 이 임시 파일을 하루 뒤에 삭제하도록 설정해버렸다.

수일에 걸쳐 진행되는 연구과제 평가 시스템을 고려하면 평가 기간에 맞춰 기간을 정해야 하지만, 별다른 고려 없이 이런 설정을 해 두면서 설정 이후 연구자들이 공들여 진행한 평가가 담긴 양식들이 하루 만에 날아가 버렸다.

IRIS에 평가 데이터는 남아 있었지만, 폼 형태로 복구할 수가 없던 터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 담당자들이 연휴 기간에 출근해 남은 데이터를 연구자들에게 다시 보내고 연락해 재평가를 요청하는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가 지연되면서 평가 종료도 당초 계획했던 기간을 사흘 넘긴 5일에야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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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IRIS 접속 지연 사태 후 대응체계 점검하는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가운데)
[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RIS는 지난해에도 R&D 예산 삭감 여파로 과제 신청이 폭증해 접속 지연 사태가 벌어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지만, 올해도 운영 미숙을 드러내면서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중앙처리장치(CPU) 용량을 늘리는 등 시스템 기능을 개선하고 운영단 조치 체계도 점검했지만, 매뉴얼은 일부 사례만 보유했을 뿐 촘촘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IRIS는 과기정통부가 부처별 운영하던 과제관리시스템을 통합하겠다며 250억원을 들여 개발했지만, 당초 40억원으로 예상하던 연 유지보수비가 110억원으로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당초 목표와 달리 불편을 가중하고 있어 운영 상황을 전반적으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사용률(유틸라이제이션)이 90% 이상 높았는데 소프트웨어도 바꾸고 하드웨어도 추가 증설하면서 올해는 20~30%로 내려가는 등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앞으로 예의주시해 보고 사례를 검토해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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