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비밀 취급 인가를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허 특검이 지난해 보고서에서 바이든의 기억력 저하를 문제 삼은 것을 근거로 들며 기밀 정보 접근을 막았다. 로이터 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뒤끝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대통령의 비밀취급 인가를 취소했다.
바이든은 더 이상 일일 정보 보고를 받지 못한다.
트럼프는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조 바이든이 계속해서 기밀 정보에 접근할 필요는 없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곧바로 조 바이든의 보안 허가를 취소하고, 그가 받던 일일 정보 보고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바이든 비취 인가 취소가 자신이 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그(바이든)가 2021년에 전례를 만든 바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0일 미 47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바이든 흔적 지우기에 나섰고, 이날 비취 인가 취소도 그 연장 선상에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비취 인가를 취소하면서 정치적 논란을 부른 법무부 특별검사 로버트 허의 지난해 보고서를 이유로 들었다.
한국계인 허 특검은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기밀문건 취급 부주의와 관련한 수사를 담당하면서 보고서에서 바이든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을 “기억력이 크게 떨어지는 완전한 노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허 특검 보고서는 바이든이 심지어 ‘가장 좋은’ 상태에서도 ‘기억능력 저하’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면서 “민감한 정보를 맡길 정도로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언제나 국가 안보를 챙길 것”이라면서 “조(바이든), 당신은 해고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라고 외쳤다.
트럼프의 뒤끝은 바이든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자신의 오른팔로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냈지만 이후 그의 가장 강력한 비판론자가 된 존 볼턴에 대해서도 비취 인가를 취소하고, 경호도 끊었다.
또 트럼프는 면역학자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을 전염병 위기에서 구했지만 자신과 갈등을 빚었던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 장관에서 물러난 뒤 트럼프를 비판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 대한 경호도 취소했다.
다만 이들과 달리 바이든에 대해서는 전 대통령으로 경호는 지속하고 있다.
대선 기간 자신이 복귀하면 정부 내 정치적 숙적들도 단죄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정보와 법집행 부서에 복수하고 있다.
지난주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태를 수사한 수사관들의 이름을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4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다시는 국가의 엄청난 권력이 정치적 반대파들을 박해하는 무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지만 바로 그날 밤 정부 권력을 ‘무기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미 정보 부처들과 기타 연방 기구들에 대해 일대 감사에 나서 ‘과거 잘못’을 ‘적절한 대응’으로 바로잡을 것을 지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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