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 지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안지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 감독직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 실패 여파로 FA컵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10일 오전 2시45분 애스턴 빌라와 FA컵 32강 원정 단판 승부를 치른다. 현지시간으로 9일 오후 5시45분에 열리는 경기다.
앞서 토트넘은 지난달 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준결승 1차전에서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리드를 잡았기에 토트넘은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막지 못하고 4골을 실점하면서 1, 2차전 합산 스코어 1-4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토트넘은 굴리엘모 비카리오,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임스 매디슨,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등 1군 주전 선수들 대다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어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리버풀전 토트넘의 경기력은 컵대회 준결승 진출팀답지 않았다.
이날 토트넘의 공 점유율은 36%에 불과해고, 슈팅 숫자도 5 대 26으로 크게 차이났다. 또 리버풀이 유효슈팅을 10개 만드는 동안 토트넘이 90분 동안 기록한 유효슈팅은 0개였다.
준결승 2차전에서 졸전 끝에 패하며 탈락한 토트넘은 오는 10일 오전 2시 35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애스턴 빌라와 2024-25시즌 FA컵 4라운드(32강) 원정 경기를 치른다.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기에 각종 매체들은 토트넘이 다가오는 빌라전에서도 패해 컵대회에서 또 탈락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가능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는 리버풀에 0-4로 대패하면서 걱정스러운 성적 부진이 계속됐다"라며 "이는 그가 최근 모든 대회에서 치른 13경기에서 7패를 당한 뒤 애스턴 빌라 원정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이 며칠 안에 컵대회 2개에 모두 탈락하게 되면 포스테코글루의 입장이 드러날 전망이다"라며 "리버풀전 패배의 양상으로 볼 때 포스테코글루가 잔여 일정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토트넘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포스테코글루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애스턴 빌라에 패하면 포스테코글루의 미래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그는 스코틀랜드 명문 클럽 셀틱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 여름 셀틱 지휘봉을 잡으면서 유럽에 진출했다. 그는 셀틱 데뷔 시즌에 바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우승을 차지하더니, 2년 차인 2022-23시즌에 국내 대회 3개(프리미어십, 스코티시 리그컵, 스코티시컵)를 모두 우승해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했다.
셀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토트넘 데뷔 시즌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초반 리그 10경기 무패행진(8승2무)을 거두며 뛰어난 지도력을 과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술에 약점이 드러났다. 특히 세트피스에서 너무 많은 실점을 허용해 세트피스 수비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지만 부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았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데뷔 시즌을 프리미어리그 5위로 마무리했다. 목표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엔 실패했지만,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년 차인 2024-25시즌에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24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토트넘의 현 순위는 14위이다. 목표인 4위권보다 강등권에 더 가까운 상황이다.
부상자가 많긴 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도 "올시즌 토트넘의 순지출액은 9900만 파운드(약 1786억원)에 달한다"라며 많은 돈을 지출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현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트로피이지만, 그는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남은 건 FA컵과 UEFA 유로파리그인데, FA컵에서도 16강 진출에 실패할 경우 토트넘이 칼을 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