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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하는 자동차판 ‘이케아’ [김성우의 시승기-볼보 EX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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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편의기능 ‘다이어트’, 정체성 살려
베젤 없는 사이드 미러, 터치스크린 훌륭
4000만원 초반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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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30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흡사 견과류의 껍데기를 벗기는 것과 같다. 기교와 잡다함을 하나둘씩 덜어내고 또 덜어낸다. 그렇게 더는 뺄 수가 없을 때, 남는 것은 본질에 가까워진다. 이른바 ‘미니멀리즘’(Minimalism) , 혹자는 ‘덜어냄의 미학’이라고 부르는 디자인 철학이다. 북유럽의 가구브랜드 ‘이케아’(IKEA)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볼보가 지난 3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컴팩트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X30도 이런 미니멀리즘의 디자인 철학이 묻어난다. 불필요한 디자인과 기능을 덜어내면서 담백함을 살린 점에서다. 최근 경상남도 김해에서 부산, 기장을 거쳐 왕복 약 120㎞를 주행하면서 차량의 매력을 살펴봤다.

차량의 운전석에 앉으면 디지털 클러스터(계기반)이 없어 깔끔한 스티어링 휠이 가장 먼저 눈에 뗬다. 최근에는 빠지면 허전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EX30에는 없다. 대시보드 정 가운데 위치하는 12.3인치의 큼지막한 세로형 센터디스플레이에 힘을 주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육안으로 봤을 때 간결하고, 대시보드 공간이 더욱 넓어진 듯한 느낌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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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30 1열 [김성우 기자]



차량의 좌우 도어에도 ‘덜어냄의 미학’이 돋보인다. 양옆의 사이드미러는 테두리에서 두꺼운 베젤을 덜어냈고, 사이드가니쉬나 B필러에 들어가는 눈썹몰딩도 다른 차량보다 간결하게 꾸몄다. 도어의 트림에 들어가던 차량 스피커도 따로 떼어서 앞 유리 아랫부분 대시보드에 설치했다. 덕분에 레그룸 다리공간이 여유롭고, 도어 수납함에 다양한 짐을 보관하는 것도 수월해졌다.

자리를 옮긴 세계적인 프리미엄 사운드 브랜드 하만카돈(Harman Kardon)이 제작한 제품으로 9개의 스피커에 1040W 출력을 자랑해 좋았다.

EX30은 대체적으로 재활용 데님이나 플라스틱, 70% 재생 폴리에스터를 포함한 울 혼방 소재 등 재활용 요소를 활용한다. 앞서 내연기관 볼보가 담아냈던 강인한 인상의 두툼한 크롬형 라디에이터그릴도 EX30에선 찾아볼 수 없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헤드램프 디자인도 심플하게 바꿨다.

간결함의 철학은 차량의 편의기능들도 관통한다. 차량은 비상 지시등 버튼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들은 센터디스플레이에 담겼다. 차에서 물리버튼은 스티어링휠의 조작버튼과 콘솔박스 위 창문 조절 버튼에서만 찾을 수 있다. 그마저도 단순함의 철학을 추구해서 스티어링휠에서는 차선유지기능과 크루즈컨트롤 등을 하나의 버튼으로, 창문조작버튼도 두개의 조작버튼(좌우)과 보조버튼(앞뒤 전환)으로 대체하고 있다. 보기엔 예쁘지만 처음 차량을 탄 운전자라면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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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30 센터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 [김성우 기자]



기능을 덜어낸 만큼 공간감은 여유로워졌다. 도어 수납함 외에도 센터 콘솔 아래에는 슬라이딩 방식의 수납 상자가 마련돼 가방이나 다른 큰 물건들을 놓을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길을 끈다.

차량의 구동장치는 66㎾h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200㎾ 모터를 결합한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Single Motor Extended Range)를 탑재했다.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3초 수준으로 겅쟁사 컴팩트 전기SUV를 웃돈다. 직접 타보면 차량의 주행질감은 날렵한 다람쥐같은 느낌이다. 멕퍼슨 서스펜션(앞)과 멀티링크 코일 스프링(뒤)이 조합된 서스펜션은 큰 충격을 잡아주면서도 살짝 가벼운듯했다.

배터리는 지리그룹 산하의 제조사가 설계한 제품으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 351㎞까지 뽑아냈다. 다만 운전자의 주행 스타일과 도로 사정에 따라서는 400㎞ 이상의 거리도 충분히 주행 가능하다. 실제로 영하 8도의 날씨에서 진행된 이날 시승에서도 편도 약 60㎞를 주행하는데 배터리가 12%가량만 소모됐다. 전비를 기준으로는 복합 4.8㎞/㎾h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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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30 측면 [김성우 기자]



차량은 컴팩트형 SUV답게 차량은 아담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전장은 4235㎜, 전폭은 1840㎜, 전고는 1555㎜에 휠베이스는 2650㎜다. 특히 트렁크는 최소 318ℓ로 넉넉한 느낌은 아니다.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를 갈 때도 유모차 사이즈와 다른 짐에서 조금 타협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볼보가 여러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낸 덕에 2열에 앉았을 때는 크게 불편함이 없고, 2열을 폴딩할 경우 수납공간은 1000ℓ까지 늘어날 수 있다.

차량 가격은 여러 아쉬운 점들을 다 상쇄하고도 남는는 부분이다. EX30의 판매가격은 기본형인 코어 트림은 4755만원, 울트라 트림(전동 테일게이트, 하만카돈 사운드 포함 등)은 5183만원이다. 서울에서 차를 사는 소비자는 보조금 지급을 통해 차량을 4400만원대, 여타 지방에서는 최소 4000만원 초반대 가격에 살 수 있다. 경쟁사 대비 2000만원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EX30은 차량은 신혼부부나 젊은 2030 소비자들에게 탁월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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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30 트렁크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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