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당시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는지는 탄핵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입니다. 윤 대통령은 부인하고 있지만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은 쌓이고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유선의 기자와 따져 보겠습니다.
유 기자, 결국은 정치인 체포 지시있었다는 건 그 지시를 내린 걸로 지목된 윤 대통령과 여인형 전 사령관을 빼곤 다 일치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먼저 홍장원 전 1차장이 여인형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서 14명 얘기를 들었다는 시간, 이건 여 전 사령관 측도 동의하는데 계엄 당일 밤 10시 40분에서 50분 사이입니다.
김대우 수사단장은 "계엄 당일 밤 11시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에게 들었다는 14명 명단을 '받아적으라'고 했다"고 말했고요.
구민회 수사조정과장은 김대우 수사단장에게 11시 4분쯤 "14명을 호송해서 감금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약 15분 시차를 두고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국정원과 방첩사 부하들이 똑같은 내용을 전달 받았기 때문에 이들이 말을 맞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시를 내린 여 전 사령관만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여인형 전 사령관 측은 '체포'라는 단어를 쓴 기억이 없다고 했잖아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체포'라는 단어는 홍 전 차장의 메모에 없습니다. 대신 '구금'이 있죠.
구민회 과장의 자필 진술서에도 '호송 혹은 이송 후 구금'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전날 구 과장의 상관인 김대우 전 수사단장의 국조특위 증언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되는데 직접 보겠습니다.
[김대우/전 방첩사 수사단장 (어제) : 정확하게 뭐 체포라는 말은 없었는데, 잡아서 수방사로 이송시켜라.]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잡아서 이송시켜라, 수방사로 이송시켜라. 잡는다는 게 뭐 체포잖아요. 사실 법률적인 용어로 한다면 체포인 거고.]
[안규백/국정조사 특위 위원장 (어제) : 그러면 잡아들여라, 체포해라. 똑같은 그런 의미지. 그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가 뭡니까?]
[김대우/전 방첩사 수사단장 (어제) : 제가 다르게 해석했다는 것이 아니고, 제가 그 잡아서, 말씀하신 대로 어떤 체포의 개념으로 저는 받아들이긴 받아들였습니다.]
[앵커]
김 전 수사단장도 잡으라는 말을 체포로 받아들였다고 하는데 누구라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여인형 전 사령관은 검거는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방첩사에는 구금 시설도 없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반박됩니까?
[기자]
이것도 구민회 과장 진술 내용을 보면 "체육관에 수사관들을 준비시키고, 경찰에 호송차를, 조사본부에 구금시설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 측 주장대로 방첩사에 구금 시설이 없다 하더라도 실무자는 군사경찰, 그러니까 국방부 조사본부 구금시설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또 감금 조사를 위해서 체포조가 최소 두 개로 나뉘어서 실제 출동까지 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여 전 사령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앵커]
윤 대통령은 심지어 홍장원 전 차장이 '탄핵을 공작했다'는 공격까지 했는데 이로써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된 거죠.
[기자]
오늘(7일) 구 과장의 진술로 더욱 명백해진 것은 정치인에 대한 체포, 구금 지시가 실제로 있었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진술한 홍 전 차장, 그리고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을 콕 집어 '탄핵 공작'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건데요.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건 계엄 상황에서도 불법이고 내란죄의 핵심 혐의에 해당됩니다.
윤 대통령이 왜 이를 기를 쓰고 부인하고 심지어 공작설까지 뒤집어씌우는지 이유가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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