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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 지혜 믿는다..방한 고려" 우호적 발언 쏟아낸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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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우원식 만나 "방한 관련부처와 진지하게 고려 중"
"한국, 저장성 서기시절 개혁개방 경제 벤치마킹 대상"
예정시간 넘겨 접견..대등한 자리배치 등 의전 눈길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 호텔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5.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한국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냉각됐던 한중관계를 감안할 때 상당부분 전향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 의장 일행에 대한 의전 차원 환대도 눈에 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대 한국 전략변화가 읽힌다는 평이 나온다. 우리 정부에 특단의 외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민 지혜 믿어..APEC 방한 진지하게 고려"


시 주석은 7일 우 의장과 김태년 한중의원연맹 회장 등 일행을 동계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하얼빈에서 약 42분간 접견하고 "한국민들에게는 (내정 문제를) 잘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국회의장실이 전했다. 우 의장과 시 주석 간 만남은 지난 연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 주석과 한국 정치지도자 간 첫 공식 접촉이다.

시 주석은 "올 연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꼭 방한해달라"는 우 의장의 요청에 대해 "(APEC) 정상회의에 국가주석이 참석하는건 관례이며, 관련부처와 함께 참석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최종 결정까진 시일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방한 가능성을 높인 발언이다. 현실화한다면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서 한국의 조정자적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 주석은 또 우리 측 숙원인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또 중국 내 한국의 독립유적지 보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우 의장에게 "유해 발굴과 관련해서는 몇 년 전 협조를 지시했다"며 "(이에 대해) 한국 측과 지속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한령(한류문화 차단)의 핵심인 문화콘텐츠 관련 해금 요청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답했다. 그는 "문화개방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감정을 갖는게 중요하다"는 우 의장의 발언에 "문화교류는 양국 교류에 있어 매력적인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 추억도 소환했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을 통해 성공한 나라로부터 경험을 배우고 있으며, 특히 (내가) 저장성 서기 시절부터 한국은 (저장성과) 인구와 면적이 비슷한데도 경제력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벤치마킹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한편 이날 시 주석에게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관련 투자 후속 협정을 통한 성과 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중교역의 활성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첨단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 기업의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기업 활동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우 의장은 특히 지난 연말 중국이 단행한 중국 관광 한국인에 대한 한 달 간의 일시적 비자 면제와 관련해 "상호 우호에 기여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도 관련부처를 통해 상응하는 조치를 깊이 검토하고, 성사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시간 넘기고 대등한 좌석배치 등 예우에 눈길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 호텔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 주요 인사 대상 환영 오찬에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의장실 제공) 2025.0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이날 회견에 대해서는 특히 접견 형태 면에서 시 주석이 우 의장 일행을 상당히 예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접견은 당초 15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예정시간을 넘겨 42분여 가량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준비된 프로토콜을 그대로 따르는 외교의전 관행을 감안하면 면담 시간 연장 자체가 환대의 메시지다.

특히 시 주석이 중앙에 앉고 좌우에 접견단과 중국 측 인사들이 앉는 중국의 통상 자리배치와는 달리 이날 접견은 시 주석과 우 의장이 나란히 앉고, 동석한 의원들이 앞쪽으로 줄지어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과 마주보는 대등한 구조로 진행됐다. 국가원수급은 아니지만 우 의장을 자신과 동급에 놓음으로써 한국과 관계개선을 원하는 중국 측의 안배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주최한 환영 오찬에도 우 의장 내외를 초청했다. 브루아니 하사날 볼키아 술탄, 키르기스스탄 사디르 자파로프 대통령 내외, 파키스탄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 태국 페통탄 총리,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기타 국 수반 및 국제사회 VIP들도 참석 명단에 포함됐다.

참석자들은 이날 접견이 시종 우호적인 관계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양국의 주요 관심사를 서로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회담 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주변국 관계개선 의도..韓 국제정치 전략 고도화해야


이날 시 주석이 언급한 내용 중 당장 한중관계에서 직접적인 변화로 이어질만한 사안이나 구체적인 약속은 없다. APCE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검토하겠다는 것일 뿐 꼭 가겠다는 언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냉각 일변도였던 한중관계를 감안하면 시 주석의 이날 발언과 의전 상 예우는 상당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트럼프 2기 시작부터 미국은 공격적 관세정책으로 동맹국들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첫 타깃이었던 중국은 미국의 10%포인트 전품목 수입관세 인상에 대해 협상으로 일시 봉합한 캐나다나 멕시코와는 달리 전략광물 통제를 포함한 강수로 맞받아쳤다.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미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반미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측의 대 한국 전략변화는 이미 이전부터 감지돼 왔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8일 아무 사전 조치 없이 한국인 관광객에 대해 올 연말까지 최대 30일간 비자 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고 전향적인 화해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또 지난 연말 갑자기 터진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입장표명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한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줘야 하는 국제관계 측면에서 공은 다시 한국으로 넘어왔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 의장이 중국 측의 비자면제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미중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략적이고 때로는 대담한 외교적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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