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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었길래'…'돌돌'말린 2천년 전 두루마리, AI가 해독하니 "역겹다" 적혀

아시아경제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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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말린 상태인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AI기술 이용해 텍스트 이미지 생성
텍스트 두 줄에 두 번이나 적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그을린 고대 로마 두루마리 문서에 '역겹다'는 단어가 쓰인 것이 확인됐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도서관에서 보관 중인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베수비오 챌린지, CNN 캡처

영국 옥스포드 대학 도서관에서 보관 중인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베수비오 챌린지, CNN 캡처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도서관은 AI 기술을 이용해 돌돌 말려있는 상태의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 문서 속의 첫 번째 텍스트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도서관 측이 텍스트 이미지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던 단어 중 하나는 '역겨움'이라는 그리스어였다. 이 단어는 텍스트가 두 줄 이어지는 동안 두 번이나 등장했다.

이 문서는 1750년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굴된 1000여개의 두루마리 문서 중 하나다. 헤르쿨라네움은 고대 로마 시대의 도시로 현재 이탈리아의 에르콜라노에 위치한다. 서기 79년 폼페이, 스타비아에, 오플론티스와 함께 베수비오 화산 분화로 사라졌다.

문서들은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 열에 그을린 데다 200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바스러지기 쉬운 상태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AI를 통해 두루마리를 가상으로 펴고, 문자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해독을 시도하고 있다.

스캔한 두루마리의 내부. 베수비오 챌린지, CNN

스캔한 두루마리의 내부. 베수비오 챌린지, CNN


작품의 제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직 이미지화에 성공하지 못한 두루마리 문서의 가장 안쪽 부분에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서관 측은 연구자들을 통해 남은 텍스트를 필사하고 번역할 계획이다.


옥스퍼드대 도서관장인 리차드 오벤든은 성명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 도서관 사서, 컴퓨터 과학자, 고전 시대 학자들이 협력하는 것은 역사상 매우 놀라운 순간"이라며 "이미징 기술과 AI의 발전으로 약 2000년 동안 읽히지 못했던 두루마리 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로는 검게 탄화된 파피루스에서 검은 잉크를 구분하는 작업이 꼽힌다. AI는 텍스트를 해독하는 역할이 아니라, 파피루스에서 잉크의 가독성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 옥스퍼드대 측의 설명이다.

한편 2023년 두루마리 판독 경진대회인 '베수비오 챌린지'가 열리면서 참가자들이 AI 기술을 이용해 글씨를 판독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 해 우승한 연구팀은 두루마리에서 '보라색'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문자를 처음 읽어냈다.


지난해 2월에는 이집트, 스위스, 미국 국적의 대학·대학원생 3명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AI 기술로 두루마리에서 2000개 이상의 그리스 문자를 해독했다. 두루마리 저자는 "음식의 경우처럼 우리는 결핍이 풍족보다 즐겁다고 믿지는 않는다"면서 "이런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재화를 통한 쾌락'에 대해 썼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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