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형사들이(왼쪽 사진) 지난달 27일 국내에서 신종 마약 ‘러쉬(rush)’를 제조하고 유통해 온 혐의를 받는 도미니카연방국적 A(24)씨를 검거하고 있다. 오른쪽은 체포 당시 A씨로부터 압수한 마약 일부. (사진=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7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도미니카연방 국적 A(24)씨를 검거해 5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로부터 러쉬를 구매해 시중에 유통한 한국인 남성 B(33)씨와 C(35)씨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던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현지에서 러쉬를 만들기 위해 원재료와 화학약품을 밀반입해 왔다. 러쉬는 강한 향을 지닌 물약으로 2군 임시마약류로 지정된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를 포함한 마약이다. A씨는 유리병에 담은 재료를 화장품인 것처럼 위장해 항공기 위탁수하물로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서울 영등포구 은신처에서 밀반입한 재료로 러쉬를 만들었다. 그가 만든 마약은 약 4ℓ에 달했다. 경찰은 검거 후 A씨가 시중에 미처 유통하지 못한 300㎖(밀리리터) 짜리 11병(총 3.42ℓ)을 압수했다. 냄새를 맡듯 흡입하는 방식의 이 마약은 300㎖당 체격이 있는 성인이 20~30회에 걸쳐 투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도미니카연방 국적 A(24)씨로부터 압수한 신종 마약 ‘러쉬(rush)’. (사진=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
A씨는 러쉬를 팔기 위해 텔레그램을 이용했다. “엄청 저렴하고 흔히 구할 수 있으며 약국에서도 판매하고 중독성이 없다”고 꾸며 소비자와 유통책에게 거짓 홍보를 해왔다. 국내 중간 유통책이 된 B씨와 C씨는 이 광고를 보고 A씨에게 연락해 시중에 러쉬를 판매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범행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과 한국에서 명품을 되파는 사업을 했던 A씨가 경기 불황으로 명품 판매가 부진하자 돈을 벌기 위해 마약 제조에 손을 댔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현재 검거되지 않은 중간 유통책 등을 추가로 붙잡고, 범죄 수익금을 추적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수 서울강남경찰서장은 “해외에서 불법이 아닌 마약류도 국내에 들여와 제조, 판매, 소지, 투약하는 행위는 형사 처벌을 받는다”며 “특히 ‘중독성이 없고 처벌받지 않는다’고 속여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마약류 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