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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비싸다’ 공식 옛말”…車업계, 전기차 몸값 낮춰 캐즘 넘는다 [여車저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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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9 기본 모델, EV9 대비 600만원↓
볼보코리아, EX30 韓 판매가 전 세계 최저
폴스타, 폴스타 4 전 세계 26개국 중 최저가 책정
국내 전기차 시장 판매 증가세 여전히 더뎌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는 테슬라 유일
헤럴드경제

현대차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완성차 업계에서 ‘신차는 비싸다’라는 불문율이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조금씩 깨지고 있다.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전기차는 친환경차 부문에서 하이브리드차량과 비교해 저조한 판매량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계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전날 브랜드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 9의 판매가격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아이오닉 9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플래그십 모델로 기아 EV9의 경쟁 모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갖춘 것은 물론 110.3㎾h 배터리를 탑재, 전 모델이 5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달성했다.

아이오닉 9의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트림별로 6715만원부터 7941만원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7인승 기본 트림 기준 6000만원 초중반대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싼 가격으로 경쟁모델인 EV9과 비교하더라도 엔트리 트림 기준 600만원가량 낮다. EV9 에어트림의 가격은 7337만원이다. 국비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기본 가격에서부터 622만원이 더 싼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발목이 잡힌 EV9의 사례가 현대차의 가격 정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V9는 지난 2023년 6월 출시 이후 2개월 연속 월판매 1000대를 넘어서며 흥행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지만,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출시 석 달 만에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달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91.8% 줄어든 37대 팔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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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콤팩트 전기 SUV EX30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수입차 업계도 공격적인 전기차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3일 콤팩트 전기 SUV EX30을 전 세계 최저가 수준인 4000만원 초반대(국고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적용 기준)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트림별로 차량 가격을 최대 333만원 선제적으로 인하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렉서스·아우디 등과 수입차 3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신차의 가격 책정 배경과 관련 “본격적인 출고를 앞두고 EX30의 가치를 더 많은 고객이 경험하실 수 있도록 본사와의 많은 논의와 협의 끝에 가격을 조정했다”며 “이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전 세계 어떠한 시장과 비교해도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역시 지난해 8월 쿠페형 전기 SUV 폴스타 4 출시 당시 전 세계 26개 국가 가운데 가장 싼 6990만원으로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폴스타 4는 지난 2022년 이후 폴스타가 국내 시장에 내놓은 두 번째 모델로 브랜드 양산 모델 가운데 가장 빠른 동력성능(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 기준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686Nm, 제로백 3.8초)을 갖췄음에도 기본 모델 기준 미주 및 유럽 주요국 대비 최대 3000만원 이상 싼 가격으로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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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소형 SUV 아토 3 [BYD코리아 제공]



지난달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중국 BYD도 첫 출시 모델인 소형 전기 SUV 아토 3의 판매가격을 중국 현지 판매가격보다 싸게 책정하며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아토 3의 판매가격은 3150만~3330만원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토 3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에 힘입어 사전 계약 일주일만인 지난 23일 계약 건수 1000대를 넘기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업계에서는 업체마다 신형 전기차 가격을 파격적으로 책정하는 배경으로 부진한 전기차 수요를 꼽는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총 12만2775대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기아가 3만5785대로 1위에 올랐고, 이어 테슬라(2만9754대), 현대차(2만9685대), BMW(6353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세를 보인 것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이 진행형이지만, 브랜드마다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라며 “국가별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제각각인 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중화 모델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는 만큼 업체 간 ‘가격 낮추기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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