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30대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풀백 이명재가 울산HD를 떠나 영국 프로축구 버밍엄 시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영국 현지에서는 이명재를 숙성된 와인이라고 표현하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버밍엄은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1세 이명재가 2024-2025시즌까지 구단에 합류한다"며 "한국 국가대표로 7경기를 뛴 이명재는 바쁜 일정을 앞둔 구단에 수비 선택지를 늘려줄 것이다. 이명재는 1월 이적시장 세 번째 영입"이라고 이명재 영입을 발표했다.
버밍엄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3부리그 리그원에 속한 구단으로 다음 시즌 2부 챔피언십 승격이 유력하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백승호가 활약 중인 팀이기도 하다.
이명재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백승호와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명재는 "(백)승호에게 먼저 연락했는데 승호가 '빨리 와'라고 했다. 좋은 팀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나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인이 있고 없고 큰 차이가 있을 거다. 적응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최대한 빠르게 적응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매체 버밍엄 메일은 "이명재가 버밍엄 이적을 앞두고 백승호로부터 '빨리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며 "왼쪽 풀백인 이명재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자유계약(FA)로 합류했다. 울산HD에서 250경기 이상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이며 울산에서 K리그1 우승을 세 번이나 차지했다"고 이명재와 백승호의 일화를 전했다.
또 이명재는 구단 인터뷰를 통해 "좋은 팀에 오게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설레기도 하고 좋은 시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버밍엄 측의 관심을 알게된 지 일주일 정도 됐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오게돼 기쁘다"며 "영국은 누구에게나 꿈이라고 생각한다. 영광이다. 여기 정착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명재는 2014년 울산에 입단해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 임대와 상무 군 복무를 제외하면 줄곧 울산에서만 뛰었다. 최근 울산의 K리그1 3연패를 이끌며 시즌 베스트 11에도 선정되며 늦게나마 전성기를 맞았다. 이명재는 시즌 종료 후 울산과 재계약 협상서 난항을 겪었고, 해외 이적을 알아보다 버밍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이명재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프로 생활을 한 이명재는 "울산에 있을 때 리그 3연패를 하고 모든 걸 다 해봤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좋은 팀의 제안이 왔을 때 망설임이 없었다. 내게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팀이 2부로 올라가는 게 목표다. 나도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 좋은 기회가 된다면 내가 더 잘해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도록 팀에 도움이 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2부 승격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이명재는 대표팀도 뒤늦게 데뷔한 대기만성형 선수다. 지난해 3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첫 발탁됐다.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맥시코 공동개최)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에 교체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A매치 7경기를 소화했다.
영국 매체 버밍엄월드는 "버밍엄이 1월 이적시장서 세 번째로 영입을 확정한 선수는 숙성된 고급 와인 같다"고 표현하면서 "이명재는 이날 일찍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했고, 몇 시간 뒤 단기 계약서에 서명하며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버밍엄에서 뛰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31세의 나이로 경험이 풍부한 이명재는 센터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수비 왼쪽에서 알렉스 코크런을 대신할 것이다. 심각한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리 뷰캐넌도 대체할 것"이라며 "이명재는 2024년 한국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한국은 이명재가 출전한 7번의 월드컵 예선에서 무패를 기록했다. 이명재는 훌륭한 와인처럼 나이를 먹었다"고 강조했다.
늦은 나이에 영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을 택한 이명재는 주전 레프트백으로서 버밍엄의 2부 승격을 이끌 예정이다. 숙성된 고급 와인이라는 평가대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버밍엄 시티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