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린샤오쥔(임효준)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일 중국에서 공식 개막하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종목에는 금메달 총 9개가 걸려있다. 안방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중국은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려 '세계 최강' 한국의 대항마가 되고자 한다. 한국 출신 선수 및 지도자도 있다. 중국 대표팀 중심에 있는 린샤오쥔과 전재수 코치다.
린샤오쥔은 지난 2일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8년 만에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아직 내가 메달을 따지 못한 유일한 대회이기도 하다"며 "선수로서 정말 참여하고 싶은 대회였다. 코치님, 팀원들과 열심히 노력했고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잘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샤오쥔이 중국 대표팀 소속으로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본래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서 남자 15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2019년 훈련 도중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듬해 4월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결국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택했다.
린샤오쥔은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을 통해 복귀를 알렸다. 특히 월드컵 5차 대회서 남자 500m 금메달로 귀화 이래 첫 개인 종목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ISU 세계선수권대회서는 남자 500m,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 시즌 ISU 월드투어에선 1차 대회 남자 500m 동메달로 개인 종목 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하얼빈 아시안게임서는 남자 500m, 1000m, 1500m까지 개인 종목에 모두 출전할 예정이다.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도 이름을 올렸다.
린샤오쥔은 CGTN이 가장 기대되는 종목을 묻자 "팀 종목이다. 가장 큰 포부는 남자 5000m 계주와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며 "지난 1년 동안 선수들은 이 종목을 준비하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며 열심히 노력했다. 특히 남자 5000m 계주는 대회 쇼트트랙의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우승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매일 함께, 종일 훈련했다. 경기 중에는 서로를 잠깐 쳐다보기만 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다"며 "다 연습의 결과다. 지금까지 훈련을 무척 잘해왔기 때문에 그 방식대로 경쟁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린샤오쥔은 "모든 선수는 다 다르고 각자 강점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며 "쇼트트랙은 폭발력과 지구력이 모두 필요한 스포츠라 조금 더 어렵다. 두 가지 모두 향상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지구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부상도 있었다. 린샤오쥔은 "불행히도 이번 시즌 1, 2차 월드컵에서 어깨가 탈구됐다. 선수는 경쟁할 때마다 온 힘을 다해야 한다. 100%, 200%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회복이 잘 되고 있고 좋은 의료진, 코치님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린샤오쥔은 "나는 유명인이 아닌 운동선수다. 선수로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전력을 다하고 싶다"며 "큰 목표가 있지만 지금은 매일 최선을 다하며 더 열심히 준비하려 한다. 또한 중국에는 나 외에도 훌륭한 젊은 운동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 선수들과 쇼트트랙이 더 많은 관심을 받길 바란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중국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린샤오쥔은 "모든 분들의 응원에 정말 감사드린다. 팬들로부터 격려와 사랑을 받는 것처럼, 나도 내 경기력으로 기쁨을 드리고 싶다"며 "팀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중국을 위해 더 많은 금메달을 따고자 한다. 모든 분들이 중국 대표팀을 더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린샤오쥔은 빅토르 안(안현수)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 쇼트트랙 최고의 선수였던 빅토르 안은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m, 1000m, 5000m 계주 금메달을 챙기며 3관왕에 등극했고 1500m 동메달까지 추가했다. 반면 한국 남자대표팀은 소치 대회서 노메달로 씁쓸함을 삼켰다. 린샤오쥔도 이번 하얼빈 대회서 한국 선수들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전재수 코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미국 대표팀을 이끌다가 소속 선수에게 경쟁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을 훼손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중국 출신 장징 감독과 헝가리 대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장징 감독과 함께 중국 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했다. 전 코치는 린샤오쥔을 전담 지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샤오쥔과 전 코치는 하얼빈 아시안게임 첫 공식 훈련이 열린 지난 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함께 실전 훈련에 임하기도 했다. 쇼트트랙 첫 경기는 7일에 열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