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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충돌後 복행 아닌 '조류 피하려 복행 중 충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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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복행 중 조류 접촉 CCTV 확인
사조위, 무안공항서 유가족 대상 진행 상황 설명회
양쪽 엔진서 '가창오리' 깃털·혈흔 발견
내주 예비보고서 사조위 홈페이지 공개 예정
합동조사에 프랑스 BEA(사고조사당국)도 14일부터 협력 중
노컷뉴스

제주항공 참사 현장.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가 복행 중 조류와 접촉하는 장면을 포착한 공항 CCTV(감시카메라) 영상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당초 사고기는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 뒤 복행한 걸로 추측됐는데, 착륙 도중 아래 방향에 조류가 있는 걸 보고 충돌을 피하려 복행하다 조류충돌을 당했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충돌한 조류는 가창오리로 추정된다. 사조위는 사고기 양쪽 엔진에서 깃털과 혈흔을 발견해 유전자 분석을 의뢰한 결과 가창오리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사조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보고서를 오는 27일까지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등에 송부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사조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추가 정밀조사에 따라 추후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조위는 이날 오후 1시 무안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사고조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특히 사조위는 이날 블랙박스 조종실음성기록(CVR)과 운항기록(FDR) 중단 전후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항공기가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4분 7초 전부터 블랙박스 자료 기록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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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사조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를 받고 착륙을 진행하던 8시 58분 11초쯤 항공기 아래 방향에 조류가 있다는 대화를 나눈다.

이후 40초쯤 뒤부터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됐고, 조종사가 관제탑에 조류충돌로 인한 메이데이(조난구조요청) 선언을 한 건 그로부터 6초 뒤다.

당시 조종사는 관제탑에 메이데이를 세 번 외친 뒤, 그 사유로는 버드스트라이크를 보고하고, "고잉 어라운드"라며 현재 복행 중임을 관제탑에 알린 걸로 전해진 바 있다.

즉, 착륙 도중 조류와의 충돌을 긴급히 피하려다 복행을 시도했고, 그 와중에 조류충돌을 당했으며, 이후 몇 초간 긴급조치를 하고 나서 관제탑에 메이데이를 선언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조위가 확인한 공항 CCTV 영상에서 사고기가 복행 중 조류와 접촉하는 장면이 확인된 점도 '조류충돌 후 복행'이 아닌, '피하려다 복행 중 조류충돌'을 당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한편 사고기와 충돌한 조류의 종류가 공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사조위는 "현재 발견된 시료로는 조류 개체수나 다른 종류의 조류 포함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사조위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출동해 항공기 잔해 조사, 주요 부품 및 기체와 엔진 조사, 드론 촬영을 통한 잔해 분포도 작성, 시료 채취 및 운항·정비 자료 확보 등에 집중해 왔다.

지난달 31일부터 미국 NTSB(교통안전위원회) 및 미 FAA(연방항공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엔진 제작(합작)사 GE 관계자 등과 한미 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원인 조사를 해온 가운데, 지난 14일부터는 엔진제작국 자격으로 프랑스 BEA(사고조사당국)도 협력해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현장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동체, 날개 등 모든 잔해물은 사고현장에서 무안공항 격납고 등으로 분산 이동 조치를 지난 17일 마쳤다. 이어 지난 20일부로 초기 현장조사를 종료했다.

사조위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잔해는 김포공항 내 사조위 시험분석센터로 지난 21일 운송해 조사 중이며, 필요시 무안공항을 오가며 조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조위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담은 예비보고서(Preliminary Report)를 ICAO와 관계국인 미국, 프랑스, 태국에 송부하고 사조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제민간항공협약 부속서13에 따르면 사고 발생 30일째 조사 초기 확보한 사실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이후에도 사조위의 정밀 조사는 계속 진행된다.

특히 사고기의 운항상황 및 외부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블랙박스 FDR과 CVR 및 관제교신 기록 등 자료를 시간대별로 동기화해 분석 중이며, 이는 수개월의 세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조위는 전했다.

아울러, 이번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둔덕과 사고 초기 원인인 공항 주변 조류 영향 등에 대한 부분은 전문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해 별도의 용역을 통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사조위는 덧붙였다.

사조위는 "앞으로도 유가족에게 사고조사 진행 상황을 가장 먼저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179명 전원은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장례 절차를 마쳤으며, 구조된 생존자 2명(남성 승무원 1명, 여성 승무원 1명)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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