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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제공 |
[OSEN=조형래 기자] 국가대표에도 뽑힐 정도로 리그에서도 정상급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프리에이전트(FA) 대박과는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이용찬은 두 번의 FA 계약을 맺고도 한 선수의 FA 계약보다 못한 금액을 벌었다.
FA 시장에 남은 최후의 2인이었던 투수 이용찬은 24일, 원 소속구단 NC와 계약기간 2+1년 최대 10억원에 계약했다. NC는 계약금 1억원, 보장연봉 3억원, 인센티브 6억원의 세부 조건 내용을 발표했다.
2007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용찬은 2020년까지 두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국가대표급 투수로 성장했다. 2020년까지 두산에서 342경기(102선발) 839⅔이닝 53승50패 90세이브 평균자책점 3.88의 성적을 남겼다.
2018년 선발 ‘판타스틱4’의 일원으로 15승으로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그에 앞서 2009년에는 26세이브로 세이브 1위, 2010년에도 25세이브로 세이브 2위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 어느 보직에서 뛰어도 정상급 성적과 기량을 과시했다.
이런 이용찬이었지만 2020시즌이 끝나고 첫 번째 FA 계약을 맺었을 때,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 중이었다. 2020년 도중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이용찬은 당시 FA 자격일수를 모두 채운 상태였고 시즌이 끝나고 FA 권리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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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활 과정의 선수에게 쉽사리 관심을 주기 힘들었다. 결국 2021시즌 개막을 하고도 한동안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다, 당시 불펜 불안에 허덕이던 NC가 손을 내밀었다. 3+1년 최대 27억원에 첫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5억원, 보장 연봉 9억원, 인센티브 13억원이었다. 보장액은 절반이 갓 넘은 14억원. 그동안 거둔 성과에 비해서는 아쉬운 계약 규모였다.
이용찬은 굴하지 않고 NC에서 다시금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이용찬은 계약 직후 2021년 39경기 37이닝 1승 3패 1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59경기 60⅔이닝 3승 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2023년의 경우 NC의 정규시즌 4위와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60경기 61이닝 4승4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4.13의 성적을 남겼다. 정규시즌 막판 체력적인 부침이 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7경기 평균자책점 7.71로 불안했다. 당시 이용찬은 “후반기 나와 (류)진욱이, (김)영규가 나눠서 필승조를 맡았는데 영규가 아시안게임을 가게 되면서 진욱이와 내가 더 많이 던져야 했다. 접전이 이어지면서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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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3년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은 2024년, 다시 잊혀지는 듯 했다. 2024년 전반기 39경기 39이닝 3승5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77으로 다시 뒷문을 든든하게 막았다. 그러나 후반기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2023년 후반기의 부진은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로 충격적인 부진에 허덕였다. 후반기 18경기 15⅓이닝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4.67이었다. 마무리 자리에서도 내려와야 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57경기 54⅓이닝 3승 9패 1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13. FA 투수라고 보기에는 민망한 성적이 됐다.
결국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도 이용찬은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다. 이용찬은 B등급으로 책정이 되면서 타구단 이적시 보상 제약이 생겼다. 타 구단으로 이적하게 되면 원 소속팀에 25인 외 보호선수 1명과 직전연도 연봉 100%, 혹은 직전연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이용찬의 지난해 연봉은 4억원이었다.
사인 앤 트레이드 제안도 있었지만 NC는 이를 거절했다. NC에서도 베테랑으로 투수진을 이끌 리더십 있는 선수가 필요했고 또 지난해 부진했다고 한들, 전력적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선수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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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였다. NC는 오버페이는 없다는 기조 아래 이용찬에게 제안을 했다. 철저한 비즈니스 논리로 이용찬과의 협상에 임했다. 타 구단의 관심은 사그라들 수밖에 없었고 NC가 협상의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이용찬의 선택을 기다렸다. 물론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협상 세부 조건을 조율해 갔고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 하루 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이용찬 입장에서는 불운해도 너무 불운했다. 두 번의 FA 계약을 맺고도 계약 총액은 37억원이다. 40억원도 채 벌지 못했다는 점은 탄식할 만한 하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 계약한 불펜 투수들이 더 많은 금액을 받았다. 이들은 첫 FA였고 또 이용찬보다 누적 커리어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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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서 LG로 이적한 장현식이 4년 52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맺었다. 롯데에 잔류한 김원중도 4년 총액 54억원(보장액 44억원, 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장현식의 통산 성적은 437경기 32승 36패 7세이브 91홀드 평균자책점 4.91. 김원중의 통산 성적은 381경기 39승 49패 13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08이다.
이용찬보다 더 젊고 현재 가치가 더 높은 선수들이 더 많은 금액을 보장 받았다. 하지만 이용찬이 두 번의 FA를 거치면서도 기대 이하의 계약을 맺은 불운한 선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듯 하다.
계약을 마친 뒤 이용찬은 “창원NC파크에서 팬 분들과 계속해서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팀 마운드의 경쟁력을 높이고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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