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고비를 넘으니 또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의 힘든 여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토트넘은 부상자 천국이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부터 중앙 수비수 미키 판 더 펜, 데스티니 우도기가 이탈해 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훈련에 복귀했지만, 당장 출전은 어렵다.
오는 26일 레스터시티와의 2024-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와 31일 엘프스버리(스웨덴)와의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최종전(8차전)까지는 일단 거를 것으로 보인다.
내달 2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24라운드 또는 7일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 2차전 원정 경기 출전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 중앙 수비수 로메로가 복귀해야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의 체력 비축이 가능하다. 드라구신 역시 2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도미닉 칼버트-르윈과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로 맞아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전반만 뛰고 교체됐다.
하지만, 24일 오전 호펜하임과의 UEL 원정 7차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불가피한 출전이었다. 제드 스펜스, 세르히오 레길론 등은 UEL 명단에 애초 등록하지 않았다. 벤 데이비스가 부상에서 복귀해 두 경기째를 소화하면서 겨우 페드로 포로, 그레이와 함께 드라구신을 포함한 포백 수비를 선보였다.
중앙 미드필더도 이브 비수마에 이어 파페 마타르 사르도 이탈했다. 정상적으로 뛸 자원은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에 뇌진탕 부상에서 회복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전부다. 두껍지 않은 허리로 인해 이들 세 명 중 누구라도 컨디션이 떨어지면 측면 공격수인 데얀 클루세프스키가 시즌 초 중앙 미드필더 변경으로 재미를 봤던 기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클루세프스키가 이동한다면 손흥민에게 부담이 전가된다.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윌슨 오도베르 등 측면 공격수가 부상으로 복귀 시점이 요원한 상태에서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랑케가 무릎 부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았다.
히샤를리송은 100% 체력이 아니다. 호펜하임전이 부상에서 돌아와 세 번째 경기였다. 18세의 마이키 무어가 대신 들어와 뛰었을 정도로 토트넘 공격진의 날카로움은 무뎌진 것이 사실이다.
결국 호펜하임전에서 두 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모든 기대와 책임이 몰린다. 2경기 연속 도움을 올린 무어와 19세 윌 랭크시어를 다독여야 할 판이다. 경우에 따라 양민혁도 벤치에 앉아 데뷔를 기다린다.
영국 대중지 '미러'는 '토트넘 공격진 중 손흥민과 클루세프스키가 그나마 자기 흐름을 유지 중이다. 이어지는 일정에서도 이들 축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손흥민은 스트라이커, 측면 수비수 모두 소화 가능한 만능 선수'라고 분석했다.
에버턴 원정에서 두 번의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2-3으로 패한 뒤 일부 토트넘 팬이 험한 욕설을 쏟아내며 손흥민을 비난했다. 주장이자 10년을 헌신했던 손흥민의 역사를 크게 흔든 장면이었다. 잘해야 본전, 못하면 사형수처럼 고개를 숙이고 사죄하기 바쁜 손흥민이다.
호펜하임전 두 골로 측면, 중앙 가릴 것 없이 어느 위치에서 뛰어도 다 보여줄 수 있음을 다시 증명한 손흥민이다. 레스터전에서 꺼낼 즉시 전력 자원이 쉽게 보이지 않는 토트넘에 그나마 타고 있는 희망의 빛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