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비자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점유율 싸움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2위 시장인 인도는 휴대전화에 대한 수입 관세를 낮추는 등 제조사 친화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자국 제품 선호 성향이 강해지자, 인도 시장이 격전지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 삼성·애플·中, 印 매장 늘리고 프로모션 확대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인도 내 매장을 2배 수준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에 400개 스마트폰 판매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농촌 지역까지 확대해 8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면 캐시백을 지급하고, 카드 결제 시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애플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4%의 점유율(캐널리스 기준)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5위 권에 진입했다. 전년(2.9%) 대비 1.1%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애플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내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이폰16 시리즈를 인도 내에서 조립하고 있으며 벵갈루루, 푸네 등의 지역에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샤오미는 올해 초 10만원대 스마트폰 홍미노트 14C를 인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5000만화소 후면 카메라에 듀얼 심(SIM) 5세대 이동통신(5G)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듀얼 심 기능을 활용하면 하나의 기기로 두 가지 요금제를 쓸 수 있다. 샤오미는 이달부터 현지 커머스 플랫폼과 협력해 스마트폰을 10분 내 배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 원플러스도 인도에서 80만원대 플래그십 제품인 ‘원플러스 13′ 시리즈를 출시하고 자체 운영체제(OS)를 적용했다.
인도 시장에 올해 출시될 예정인 홍미노트 14C. /샤오미 제공 |
◇ 印,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3분기 판매량 기준 중국에 이어 2위, 매출 기준으로는 3위 시장으로 부상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500억달러(약 71조5550억원)규모까지 성장하고, 프리미엄화 추세로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도 올해 처음으로 3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ASP는 판매한 상품 하나의 평균 가격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고가의 제품을 더 많이 팔았다는 의미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휴대전화와 핵심 부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했다. 인도 내 대규모 스마트폰 제조 시설 설립 계획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해외 제조사는 다른 곳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해 인도로 들여올 때,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애플과 삼성, 샤오미 등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18.7%의 점유율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점유율 18%로 2위, 샤오미가 점유율 13.6%로 3위를 기록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가 강세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인도 시장에서 비보가 20%의 점유율로 1위를, 샤오미가 15%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15%의 점유율을 보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가 스마트폰이 주력이던 인도 시장의 ASP가 점차 올라가면서, 매출과 출하량 모두를 확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제조사들의 인도 시장 공략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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