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대면한 尹·김용현…'실패한 계엄 아냐' 통했지만, 엇갈린 진술

댓글5
▶내란해제.zip_4차 변론 현장
윤석열·김용현 심판정서 대면
'실패한 계엄' 아니다 뜻 맞아
포고령 1호 尹도 같이 검토
편집자 주
12·3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문득 잠에서 깨 뉴스를 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잠시 빌려준 권력을 남용해 법치를 독차지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죠. '내란해제.zip'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핵심 장면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진짜 법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이 심판을 통해, 내란도 비로소 해제될 것이라 믿습니다. 함께 탄핵심판 '주문(결정)'을 써 내려가 보시죠!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사진 왼쪽),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최상목 쪽지도, 끌어내라한 것도 '나는 아니다' 탄핵 변론한 尹
②尹 측, 탄핵심판서 "대통령, 고립된 약자…난도질당해" 주장
③왜 대통령 탄핵심판을 먼저 하냐고요?[법정B컷]
④尹 불출석에 탄핵심판 4분 만에 종료…재판관 기피신청 기각
⑤심판정 들어온 8명의 재판관, 尹 재판 방해 '칼차단'
⑥尹측 "평화 계엄" 궤변에 "반드시 파면해야"…탄핵심판 본격 설전
⑦尹 "인권유린" 반발에 "변경 안해"…헌재, 탄핵심판 속도
⑧尹 탄핵심판서 드러난 '그들만의 망상, 그들만의 세상'[법정B컷]
⑨최상목 쪽지도, 끌어내라한 것도 '나는 아니다' 탄핵 변론한 尹
⑩탄핵심판 '물타기' 나선 尹…부정선거 의혹 재탕
⑪대면한 尹·김용현…'실패한 계엄 아냐' 통했지만, 엇갈린 진술
(계속)

'12·3 내란사태'의 두 정점,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면했다.

'경고성·국민 호소용 계엄'이란 차원에서 '실패한 계엄'은 아니라는데 뜻을 같이한 두 사람은 훗날 서로에게 독(毒)이 될지도 모를 엇갈린 진술을 내놓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신의 탄핵심판에서 던진 질문 속에도 모순이 드러났다.

'베꼈다'던 포고령, 尹 대통령도 같이 검토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왔다. 수용자복 대신 짙은 남색 정장 차림이었다. 머리가 희끗해진 김 전 장관이 심판정에 들어서자 먼저 자리 잡고 있던 윤 대통령은 그의 동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김 전 장관은 전체적으로 윤 대통령 입장을 대변하는 취지로 답했지만, 구체적인 진술에선 어긋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선 김 전 장관은 '국회 활동'을 막는 포고령 1호를 본인이 작성했다고 했다. 1980년 5월 17일 포고된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포고령 10호를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는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답변서에 쓴 답과 일부 일치한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평화적 계엄'을 하려 했던 의중과 달리 포고령에 국회 활동을 방해하는 문구가 담긴 건 '김 전 장관이 군사정권 시절 포고령을 잘못 베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날 김 전 장관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평상시보다 꼼꼼하게 안 보시는 것을 제가 느꼈다. 평소 업무 스타일이 항상 법전을 먼저 찾으시는데 안 찾았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이 포고령을 검토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한 셈이다.

윤 대통령 자신도 김 전 장관에게 질문을 던지며 포고령을 검토한 사실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포고령이 법적으로 검토해 손댈 것은 많지만 어차피 길어야 한나절 유지되기 어렵지만, 국가비상상황이나 위기상황이 초래돼 추상적이지만 상징적이라는 측면에서 놔두자고 했는데 기억이 혹시 나는가"라고 물은 것이다.

포고령의 구체적 문구에 대한 의견이 오간 것도 스스로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 부분을 '제가 왜 집어넣었으냐'고 웃으면서 얘기하니, '계도한다는 측면에서 뒀다'고 해 웃으면서 놔뒀는데 상황을 기억하느냐"고 물은 것이다. 김 전 장관은 "말씀하니까 기억난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또 윤 대통령이 포고령 초안에서 야간 통행금지 부분 삭제를 지시했다고도 진술했다.

이들은 '실행·집행 가능성이 없었던 포고령'이라며 다시 말을 맞추려 했지만, 김 전 장관은 되레 집행의지를 드러내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 체포 시도 의혹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여인형 사령관에게 포고령 위반 우려가 있는 대상자들을 몇 명 불러주면서 의원들에 대한 동정을 잘 살피라는 지시한 바는 있다"고 말했다.

정형식 재판관도 의문을 표했다. 재판관은 "포고령 위반 위험이 높아 동정을 감시하라고 했던 것은, 아직은 아니지만 추후에 체포하기 위한 조건들이 성숙되면 체포해야 한다는 것 아니냐"고 송곳 질문을 던졌다. 김 전 장관은 "동정을 확인하다 위반 우려가 있으면 사전에 예방 차원에서 차단을 해야하고 그럼에도 계속하면 체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 그런 연장선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尹 "국회에 20명 남짓"…金 "국회 본청에 280명"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김 전 장관의 증인신문이 끝난 뒤 서로 목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국회 내 병력 투입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김 전 장관이 '280명의 특전사 병력이 국회의사당 본관에 질서 유지 활동을 위해 들어갔다'는 취지로 말하자 윤 대통령이 나섰다.

'질서유지'를 위해 국회에 병력을 설명했다는 주장에 걸맞게 병력을 20명 남짓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 특전사 요원 20여 명이 국회 본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사진을 어제 봤다"며 "그런데 (국회 직원 등이) 소화기를 쏘니까 다 나오던데, 특전사 요원들이 본관 건물 밖에, 마당에 주로 있었나 아니면 본관 건물 안으로 많은 인원이 들어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280명은 본관 안쪽에 하여튼 복도든 어디든 곳곳에 가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 질문에는 "본청의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인원은 대통령이 최소 지시한 280명이 주로 했다고 보면 된다"고까지 답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이 나서 "장관께서 구체적으로 병력 위치 사항을 자세히 파악할 수 없었던 게 아니냐"고 수습을 하려 했지만 "김 전 장관은 "저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했다.

실패하지 않은 계엄…그런 목적으로 '비상계엄'?

노컷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가운데)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국회 측은 김 전 장관에게 "마지막으로 계엄이 실패힌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전 장관은 다소 흥분한 듯 양팔을 들어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에 실패, 성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말씀도 있었지만, 오래 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고 실제 인식 자체가 그 다수당의 패악질, 국회의 패악질에 대해 경종 울리는 차원이었다"며 "경종을 울렸다는 측면에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생각은 윤 대통령과 통했다. 윤 대통령도 "소추인(국회)은 실패한 계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패한 계엄이 아니다"며 "저도 빨리 끝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좀 더 빨리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계엄의 목적은 경고성으로 귀결된다. "계엄의 목적은 거대 야당에 경종을 울리고 부정선거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냐"고 이미선 재판관도 물었다. 김 전 장관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 부정선거가 있었는지, 없었다면 '부정선거 없으니 걱정마세요'를 위한 목적"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이 재판관이 " 그러한 목적을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요건은 대통령님 몫"이라고 답했다. 비상계엄의 최종 판단은 오로지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책임을 확실히 못 박는 발언을 한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노컷뉴스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전체 댓글 보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서울경제하늘양 살해 교사, 평생 '月 100만원' 공무원연금 받는다···이달 월급도
  • 동아일보배우 김새론, 자택서 숨진채 발견… 외부 침입-타살 정황은 확인 안돼
  • 아주경제[오늘의 뉴스 종합] 김새론, 자택서 숨진 채 발견…"자택 방문한 친구가 신고" 外
  • 경향신문6분→20분 발언시간 늘어난 윤석열...“책임회피 일관, 계엄선포 강변”
  • 조선일보명태균, 檢 조사서 “오세훈, 2021년 보궐선거 때 네 번 만났다” 진술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