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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북한군, 러시아군 전술과 다른 ‘별도 독립 부대’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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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량도 없이 40~50명 우르르…병력 손실 커도 후퇴 없이 전진
우크라군, 성격 다른 2개 전투부대와 싸워 “과소평가 말아야”
특수전 병력이지만, 러시아군은 ‘보병’으로 이용
미 국방부 “두 달 내 쿠르스크 주 북한군 증원 있을 듯”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주에 배치된 북한 군인들은 후퇴 없이 전진하고, 장갑차량의 지원 없이 40~50명의 병력이 한꺼번에 공격하는 등 기존의 러시아군과는 다르게 본질적으로 독립적인 전투부대로 작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다수의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과 병사들, 미국 정보 관리들을 인터뷰해 22일 보도했다.

이 탓에, 우크라이나군으로서는 마치 별도의 두 전투병력을 상대하는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한 우크라이나군 소대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러시아군]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두 군대와 싸우는 것은 극도로 힘든 일”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을 ‘(우크라 군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전술을 구사하는 다른 종류의 적(敵)’으로 묘사했다.

미 정보관리들은 현재 쿠르스크 주에서 싸우는 북한군 병력은 북한군 장군 3명과 장교 500명이 지휘하고 있으며, 이미 북한군 병력의 3분의1이 사상한 것으로 본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앞으로 두 달 내에 증원군이 도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이밖에도, 100여 기의 단거리 미사일과 수백만 발의 포탄을 러시아에 지원했다. 이는 러시아군이 매일 발사하는 포탄의 절반에 해당한다.

◇포격에도 후퇴 않고, 지뢰밭 들판을 계속 전진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은 북한군인들이 규율과 희생정신이 강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전장에서는 강력한 포격 속에서도 지뢰가 매설된 너른 벌판을 전진한다고 말했다. 큰 피해를 입어도 러시아군처럼 멈춰서 일단 공격 대열을 재편하거나 후퇴하지 않으며, 특정 지점을 점령하면 이를 확보하는 작전으로 전환하지 않고 뒤에 오는 러시아 증원군에게 넘기고 후퇴해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

쿠르스크 주에 투입된 북한군은 정밀 타격 임무를 수행하도록 훈련 받은 특수작전 병력이지만,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이들을 보병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낸 실레스티 월랜더는 “이는 두 부대가 함께 훈련이나 작전을 한 적도 없는데다가, 동맹군의 작전 능력과 작전 방식을 존중하지 않는 러시아군 문화 탓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북한군인 생포 막기 위해, 러시아 드론이 부상병 제거

북한군인들은 또 포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목 아래에 수류탄을 대고 한 손으로는 핀을 잡은 상태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접근하기까기 기다린다. 함께 죽으려는 것이다. 이들 북한군은 러시아 내 극동 지역에 실제로 사는 시민들의 데이터를 이용한 가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다.

러시아군 드론도 북한군 병사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될 것 같으면, 드론으로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부상당한 북한군에 접근하던 우크라이나 병사들까지 종종 희생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북한군 병사들에게 투항을 권유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단


북한군을 드론으로 공격하는 지휘관 안드리이(Andrii)는 “그들은 그저 전진밖에 없고, 이는 강력한 동기와 명령, 규율의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 정보 관리들은 이 신문에, “예상되는 부상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는 ‘충격 여단’ 전술은 6ㆍ25 전쟁부터 북한군이 채택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넓고 평평한 지형에서는 많은 사상자를 초래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런 손실을 현대전에서 더 능숙해지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필요 비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따.

우크라이나군의 한 소대장은 “그들은 마치 죽으러 온 것처럼 보이며, 스스로 죽는다는 걸 알고 있는 듯 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전 부대가 북한군 전사자에게서 수거한 일기와 통신자료의 일부를 보면, 한 병사는 명시되지 않은 잘못을 속죄하려고 러시아 전쟁에 참여했다고 적었다.

그는 “나는 최고사령관을 보호하기 위해 혁명의 군복을 입는다. 나를 신뢰한 당을 배신하고 최고사령관에게 배은망덕한 행동을 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이지만, 조국은 내게 속죄하고 새로 시작할 길을 줬다”고 썼다.

◇우크라軍도 지뢰 매설 폭 줄이고, 드론 전술 바꿔

북한군 투입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전술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북한군의 드론 교전 수칙에 따르면, ‘미끼’ 병사가 우크라이나군 드론과 약 7m 간격을 유지하고 가만히 있으면 우크라이나 드론도 멈춘다. 이때 드론의 시각에서 벗어난 10~12m 거리에 있는 제2의 병사가 드론을 격추한다는 것이다.

이 탓에,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도 개별 북한 병사를 목표로 하지 않고, 주변의 병력 그룹을 찾는다. 또 북한군의 공격 밀도를 고려해서, 기존에 15m 간격으로 매설하던 지뢰도 5m 간격을 넘지 않도록 유의한다.

우크라이나군 소대장 올렉시이(Oleksii)는 “쿠르스크 주에서 전투하는 북한군의 전술이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효과적”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북한군은 방어가 약한 지역을 타깃으로 해 최전선에서 밀어붙이고, 이 방식으로 우리 병력을 소진시킨다”고 말했다.

드론부대 지휘관인 안드리이도 이 신문에 “북한군인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계속 테스트 받고 있으며 이곳에서 전투 경험을 쌓고 있고, 매우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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