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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공수처, 3일 연속 보여주기식 강제 구인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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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수사] 연일 무리한 수사 논란
조선일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2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공수처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공수처가 ‘수사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고운호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2일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을 공수처 조사실로 데려가겠다며 사흘 연속 강제 구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거듭된 조사 거부로 강제 구인, 방문 조사 모두 하지 못하고 5시간 만에 철수했다. 공수처는 이날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대통령실과 경호처가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법조계에선 “공수처는 대통령이 정당한 사법 절차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수사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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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공수처장 “사법부 결정 존중해야”

오동운 공수처장은 22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소환에 불응해 불가피하게 오늘 중 최대한 강제 구인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측도 사법부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의가 있다면 법 테두리 내에서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사법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듯한 발언이다.

이에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위법한 수사, 인권침해로 법을 위반한 건 공수처”라고 반박했다. 사법부 결정을 존중하라고 하기 전에 현직 대통령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강제 구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침해해 진술을 강요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며 “방어권 보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권리인 변호인 접견을 강제로 중지하고 구인하려는 것은 또 다른 불법행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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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김지호 기자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서신 수·발신 금지 조치도 내린 상태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잡범도 출정을 거부하면 검사들이 구인하지 않는다”며 “구인해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 아무런 수사 실익이 없지 않으냐”고 했다.

◇법조계 “尹 불응 이미지 쌓기 여론전”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6시간여 만에 무산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이틀 전(22일) 경찰 특별수사단도 같은 목적으로 대통령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무산됐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불응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쌓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공수처가 단계적인 수사를 하지 않고, 대통령을 체포·구속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성급하게 몰아붙이더니 결국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서 “수사 목적이 꼭 ‘대통령 망신 주기’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병원行 알고도 강제 구인하러 구치소에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변론 기일을 마치고 병원에 갔다는 사실을 알고도 강제 구인하겠다며 서울구치소를 찾은 사실도 드러났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는 공수처 수사관에게 대통령의 진료 일정이 있다는 점, 구치소 복귀 시점은 알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알렸는데, 공수처는 이를 통지받은 뒤 구치소를 방문해 대기했다”고 밝혔다. 결국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구치소 복귀가 늦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강제 구인을 할 것처럼 시늉만 한 셈이 됐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체포는 경찰이 하고, 수사 기록은 검찰에서 받고, 기소도 검찰이 한다”며 “공수처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언론 플레이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1일에 이어 23일에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에 출석한다. 이날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이 때 법률가인 윤 대통령이 직접 김 전 장관에게 질문할 가능성도 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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