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타운 '38노스' 국장이 21일 미국 워싱턴 DC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
북한 전역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미사일 발사 동향 등을 사전에 포착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국장은 21일 “아직까지 북한 동향은 평소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는 듯하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북한이 몇 달 안에 자신들이 전보다 강해졌음을 입증하려고 무엇인가 할 것”이라고 했다.
타운 국장은 이날 워싱턴 DC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최근 몇 주간 북한에서 극초음속 활공체나 다탄두 기술을 위한 실험을 준비하는 것을 봤다”며 “북한은 다시 한번 더욱 향상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역량을 보여주려 할 것이고, 트럼프가 다시 북한과 협상하려 한다면 1기 때와는 다른 조건에서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취임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등과 함께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한 것과 관련, “트럼프는 취임 전에도 김정은을 많이 언급했고, 경험이 없는 헤그세스는 ‘(비공식) 핵 보유국’과 ‘핵무기 보유국’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제는 과거 행정부만큼 용어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다만 타운 국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 장관의 경우 트럼프의 내각 중 가장 진지한 사람이라고 본다”라며 “그런 그조차 미국의 기존 대북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같은 방식을 고집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 시도는 확실히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루비오가 북한에 대한 전략을 새로 세워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언젠가 북한과 협상을 한다면 2018~2019년 북미 회담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는 얘기”라며 “새로운 협상의 목표는 근본적으로 다른 조건과 범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 살때 부산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타운 국장은 “한국을 더 경험하고 부모도 찾아보고 싶었다”며 1995년 이화여대에서 1년간 유학하고, 2005년에는 서울의 한 어학원에서 2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자신을 낳은 어머니가 아기만 버려둔 채 사라져 버린 산부인과도 찾았지만 더 이상의 소득은 없었다.
타운 국장은 “당시 시대상을 생각해 볼 때 그녀(생모)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며 “어릴 때는 많은 원망과 분노가 있었지만 지금은 감정을 정리했다”고 했다.
한국 입양아 출신으로 매일 북한의 위성사진을 들여다보는 삶에 대해 타운 국장은 “70여 년의 분단, 이산가족, 고립된 북한, 한반도 통일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한국인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통일의 형태나 기능을 넘어 한국 사람들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더 고민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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