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유치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21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제히 관련 소식을 1면에서 다루면서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언론은 '미국 우선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전하면서 자주적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2일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 신문은 '트럼프씨 취임, '미국 제일'은 무엇을 불러올 것인가'라는 제목의 조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을 통해 '미국을 우선 생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적 야심을 드러내 세계를 뒤흔들었다면서 "군사력이나 경제 제재로 타국을 공갈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협상에 의존한 사태 타개에 한계가 있다"며 일본과 유럽 등 민주주의 진영이 결속해 미국을 국제 협조의 틀에 묶어놓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실현해 미일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마이니치 신문은 '트럼프 2.0 미국 제일의 부활, 이게 위대한 미국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기 행정부에서 '기치의 과격함'이 두드러졌다며 반이민 정책도 1기 행정부보다 강경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생물학적 성별을 남녀로 한정하는 행정명령과 관련해 "성소수자가 배제의 대상이 됐다"며 "다양성을 명백히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적 야심에 대해서는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했고 고관세 부과, 파리 협정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등에 대해 "국제적 신뢰를 해치는 정책"이라며 세계 경제와 국제사회 결속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주체적인 외교를 주문하면서 일본의 최대 국익인 자유로운 국제질서 유지를 위한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에 참석해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마찬가지로 진보 성향인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정권과 국제사회, 미 의존에서 벗어나는 신질서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의 내향성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적 야욕에 대해 "주권 존중과 영토보전 원칙을 뒤집는 폭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본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유럽, 한국, 호주, 캐나다와 인도 등과 연계의 틀을 발전시키는 것이 일본의 역할이고 신흥국, 개발 도상국과의 관계를 심화시켜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전후 일관되게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삼은 일본에 대외 전략의 쇄신이 급선무라며 자율적 외교를 주문했고 주체적 사고로 일본의 진로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또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인 이시이 마사후미 가쿠슈인대 특별객원교수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에서 이시이 교수는 "미일동맹은 특권이 아니다"라며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함을 한탄하지만 말고 스스로의 전략을 갖고 주체적인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질서가 '미국 1강'에서 '다수파주의'(다극질서)로 바뀌고 있다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남반구 국가 그룹인 '글로벌 사우스' 국가 초대를 정례화할 것을 제안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 "동맹국으로서 평가할 점과 우려할 점이 혼재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파리 협정과 WHO 탈퇴에 대해 "정책 전환을 서두르다 국제사회 분열을 심화시키는 것은 독재 국가에 틈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와 안이한 타협은 '법의 지배' 원칙을 미국이 경시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독선적 중재'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의 영토적 야심과 관련해서는 "중국 등의 상투적 수단과 유사하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산케이신문은 이시바 총리에 "하루라도 빨리 방미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른 것과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일본과 미국의 위협이며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이시바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세계 질서 유지와 동맹국과의 협력이 미국의 '황금기'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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