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나치 경례'에… 독일 총리 "극우 지지 용납 못해"

트럼프 취임 행사에서 손 뻗은 머스크
"나치 경례와 유사하다" 전세계적 논란
숄츠 총리 "트럼프가 전세계 긴장시킬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연설 중 나치 경례 동작과 유사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나치 경례' 논란에 대해 "극우를 지지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그간 공개적으로 독일 극우 정당을 지지해 온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기념행사에서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머스크의 나치 경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극우 입장을 지지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전날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축하행사에서 나치 경례와 유사한 동작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머스크는 연설 도중 가슴에 손을 얹은 뒤 대각선으로 뻗었는데, "손바닥 각도를 볼 때 나치 경례가 확실하다"며 비판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이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는 취임식 전에도 숄츠 총리와 설전을 벌여 왔다. 머스크는 숄츠 총리를 "바보"로 부르거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반민주적 폭군"이라고 지칭하는 등 독일 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독일 연방헌법수호처가 극우 단체로 의심된다고 규정한 독일을위한대안(AfD)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자유무역을 수호하겠단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가 세계를 긴장시킬 것이 분명하다"며 "불필요한 흥분이나 분노 없이 이 모든 걸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유럽과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전세계 평화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며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번영의 기반인 자유무역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