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익숙한 (패배) 이야기다. 어떻게 평가하나?"
"익숙한 이야기라니?"
토트넘 홋스퍼에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있다. '스퍼시(Spursy)하다'는 것, 토트넘스럽게 경기에서 졌거나 희안한 내용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19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4-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가 그랬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느닷없이 스리백 수비를 들고나왔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아치 그레이, 라두 드라구신을 중심으로 포백 수비를 계속 사용해 왔던 상황에서 스리백이라는 변화는 예상 밖이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손톱' 손흥민이었다. 도미닉 솔랑케의 부상에 윙어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까지 이탈해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했다. 18세 루카스 베리발, 그레이를 선발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2005년생 스트라이커 윌 랭크시어까지 쓰기에는 심장이 담대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스리백은 대실패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만능 수비수 벤 데이비스가 부상에서 복귀하자 에버턴 원톱 도미닉 칼버트-르윈을 잡기 위한 의지로 스리백을 시도했지만, 전반에만 세 골을 헌납했다. 칼버트-르윈에게는 선제골도 내줬다.
후반 시작 후 히샤를리송이 투입되고 전형이 정비되고 나서야 두 골을 따라붙었지만, 더는 반전이 없었다. 선수들의 체력만 빼고 말았다.
무엇보다 교체 카드는 딱 두 번이었고 두 명만 들어갔다는 점이다. 히샤를리송 이후 28분 미드필더 파페 마타르 사르가 빠지고 측면 공격수 마이키 무어가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무어 투입 후 데얀 클루세프스키와 히샤를리송이 골맛을 봤다.
벤치는 공격수 양민혁이 데뷔를 기다리고 있었고 랭크시어 외에 측면 수비수이자 공격 가담도 되는 세르히오 레길론이 있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팔짱만 끼고 그라운드만 응시했다. 벤치의 양민혁은 그라운드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아직 계획에 없다. 적응이 우선"이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대로 양민혁은 시간만 죽이고 있다. 아직 어리고 홈 그로운 제도로 인해 그레이, 무어 등이 쓰임 받는 측면도 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경기 후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와 플래시 인터뷰에 응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익숙한 이야기"라는 기자의 질문에 "익숙한 이야기라니"라고 반문했고 "패배라는 측면에서 그렇다"라고 하자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알겠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좋은 방법이다"라고 받아쳤다.
토트넘은 7승 3무 12패, 승점 24점으로 15위에 머물렀다. 22라운드까지 12패는 지난 시즌 5위로 리그 종료와 함께 기록했던 20승 6무 12패의 패배 수와 동률이다. 2022-23 시즌도 14패, 8위로 끝낸 바 있다.
위기 중의 위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르시잭 등 자신의 변화가 실패한 것을 인정하며 "분명 토트넘에 힘든 결과였다. 전반은 우리가 경기를 장악하려 고군분투했다. 선수들도 애를 썼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했고 후반에야 올바른 대응을 했다"라고 자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을 전한 비비시는 '닥터 토트넘'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엉망인 팀도 토트넘만 만나면 경기력이 살아난다는 뜻이다. 이날 골을 넣은 칼버트-르윈은 지난해 9월 14일 애스턴 빌라전 이후 1,288분 만에 골을 넣었다. 올 시즌 승격팀 입스위치의 리그 첫 승이 토트넘이었고 2라운드에서 0-4로 대패했던 에버턴도 이날 승리하며 강등권과 격차를 벌리는 비타민을 수혈했다. 그야말로 '닥터' 역할을 제대로 해줬던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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