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비주얼 뽐낸 송중기·한지민
유재명이 '하얼빈' 관련 인터뷰에서 외모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에이스팩토리, CJ ENM 제공 |
그간 많은 스타들이 동안 비주얼로 시선을 모아 왔다. 이들은 실제 나이보다 어린 캐릭터를 소화했고, 누군가는 30대의 나이에도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그러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배우의 특성상, 동안 외모만 메리트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 둘러싼 오해
유재명은 드라마 '러브 미'에 출연한다. 이 작품에서 윤세아와 로맨스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유재명은 1973년생, 윤세아는 1978년생이다. 그리 큰 나이 차이는 아니다. 그러나 유재명이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노인 연기를 도전했던 만큼 실제 그의 나이를 오해하고 있는 시청자가 많다.
유재명과 윤세아는 과거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도 호흡을 맞췄는데, 당시 몇몇 네티즌들이 놀라움을 내비쳤다. 한 시청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세아가 유재명과 함께 나와 '딸 역할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아내였다"는 글을 게재했다. 유재명은 최근 진행된 '하얼빈' 관련 인터뷰를 통해 "화면에서 나이가 들어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실제로는 젊어 보인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반면 실제 나이보다 어린 캐릭터를 소화해 온 배우들도 있다. 송중기는 1985년생이다. 그는 2022년 방영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20대를 연기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에서 그는 국희의 성장을 그려냈는데, 20대 초반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했다. 한지민은 40대에 JTBC 드라마 '힙하게'에서 교복 연기에까지 도전했다.
손병호와 유재명의 생각
이순재는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에게 트로피를 안긴 '개소리'는 노년 성장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였다. KBS2 캡처 |
그러나 주목할 점은 배우들이 늘 동안 비주얼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손병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지태가 '선생님, 저는 빨리 주름이 생기면 좋겠어요'라고 하더라. 배우는 주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주름은 세월과 관록, 모든 것을 담는다. 이게 있을 때 배우의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그에게 주름은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돕는 수단 중 하나였다.
유재명은 나이를 알 수 없는 외모 덕에 더욱 넓은 스펙트럼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다. 그는 "'저 배우는 나이가 몇 살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내 나이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노력을) 조금 더 투자하면 (그것보다) 젊은 캐릭터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작품 소재로 중년, 노년의 삶 역시 주목받게 된 만큼 안방극장에서도 주름 있는 얼굴의 쓰임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순재에게 연기대상을 안긴 KBS2 '개소리' 또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였다. TV를 본방사수하는 연령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년층과 노년층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질 전망된다. 동안 비주얼을 갖고 있지 않은 배우 역시 필요한 이유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