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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善과 어둠 공존해야”… ‘컬트 거장’ 린치 영면

동아일보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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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벨벳’ ‘트윈 픽스’ 등 연출

‘광란의 사랑’으로 칸 황금종려상
“참 이상한 세상(strange world)이야.”(영화 ‘블루 벨벳’에서)

영화 ‘블루 벨벳’과 TV시리즈 ‘트윈 픽스’ 등을 통해 세상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불안을 스크린에 담아냈던 ‘미국 컬트영화의 거장’ 데이비드 린치 감독(사진)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8세.

고인의 유족은 16일(현지 시간) “예술가이자 한 인간인 린치가 떠났음을 알린다”며 “이제 그가 곁에 없기에 세상엔 큰 구멍이 났다”고 발표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체적 사인은 밝히지 않았으나, 애연가였던 린치 감독은 지난해 폐기종 진단을 받은 뒤 집 안에서 걷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1946년 몬태나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이니아 미술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1970년 로스앤젤레스 미국영화연구소 산하 영화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인 영화의 길을 걸었다. 린치 감독은 생전 인터뷰에서 “몬태나의 깊은 숲과 필라델피아의 우울한 분위기가 내 영화의 자양분”이라고 회고했다.

고인의 작품들은 초기작부터 ‘화려하면서도 불안한(florid and unnerving)’ 분위기가 물씬했다. 1977년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강렬한 미장센으로 지금도 컬트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후 ‘엘리펀트 맨’, ‘블루 벨벳’ 등도 다소 거친 듯한 화면과 마음을 파고드는 음악 등이 어우러지며 수많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린치 감독은 “영화는 선(善)과 어둠의 힘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린치 감독은 1990년 칸영화제에서 ‘광란의 사랑’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신인 배우였던 니컬러스 케이스는 이 작품에 출연하며 스타가 됐다. 2001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그해 NYT가 올해의 영화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 아카데미상은 4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인연이 없다가, 2019년 공로상을 받았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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