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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는 휴전 합의했는데…극우 장관들이 ‘연정 탈퇴’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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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전쟁 휴전협정에 서명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극우 내각의 강경 극우파들이 연정 탈퇴를 위협하며 휴전을 반대해 휴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스라엘 극우파들에 오는 19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휴전의 덜미를 잡은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실이 자국 협상팀이 카타르 도하 협상 때 휴전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17일 보도했다. 총리실은 17일 각의를 소집해 휴전안을 승인할 것이라고도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1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3단계 휴전안에 합의해 지난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가자 전쟁을 15개월만에 멈추기로 합의했다. 1단계로 42일(6주) 동안 이스라엘군이 일부 철수하고 양쪽의 인질과 포로 교환이 이뤄진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노인, 부상자 등 33명을 우선 석방한다. 2단계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인을 포함해 나머지 생존 인질을 석방한다. 3단계는 숨진 인질의 주검까지 모두 이스라엘로 돌려보낸다.



원래, 네타냐후 내각은 16일 오전 회의를 열고 휴전안 승인 관련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휴전안 표결을 연기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막판에 다시 휴전 협정안을 변경하려고 한다며 하마스에 책임을 돌렸으나, 연정 내 극우 각료들이 휴전안을 완강히 반대하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극우 내각에서도 강경 극우파로 분류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치안장관)은 16일 자신이 이끄는 극우 정당 ‘유대인의 힘’은 휴전안이 승인되면 네타냐후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체화되는 협정은 무모한 협정”이라며 “전쟁의 성과를 지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내의 또다른 극우정당인 ‘종교적 시온주의’의 지도자 베자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에게도 연정 탈퇴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종교적 시온주의’의 의장인 오하드 탈은 비비시(BBC)에 이 휴전안을 놓고 네타냐후 정부를 떠날 것인지를 토론 중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휴전과 연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극우 정당들은 네타냐후의 연정을 붕괴시킬 수 있다. 네타냐후는 현재 의회 120석 중에서 68석으로 연정을 구성했는데, 유대인의 힘은 6석, 종교적 시온주의는 7석을 갖고 있다.



네타냐후는 벤그비르의 유대인의 힘이 연정에서 탈퇴해도, 휴전을 밀고 나갈 예정이다. 벤그비르는 정부가 하마스와의 전쟁을 다시 재개하면 연정에 재가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자신이 속한 ‘종교적시온주의’는 휴전이 영구화되는 단계로 들어가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즉, 휴전이 6주간의 1단계를 거쳐서 영구화되는 2단계로 넘어간다면, 연정을 붕괴시키겠다는 것이다.



네타냐후는 휴전을 강행해도 당분간은 정권을 유지할 수 있으나, 휴전과 정권을 유지하려면 총선을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가 오는 20일 출범함에 따라, 네타냐후는 휴전과 함께 그에 발맞춘 새로운 국내외 행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네타냐후는 극우 정당들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총선에 도박을 걸어야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하지만, 네타냐후가 극우 정당 이탈로 총선을 치른다면 정권을 재창출할지는 불투명하다. 그가 휴전에 이어 ‘전쟁이냐 평화’를 내걸고 총선을 치른다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네타냐후가 가자전쟁을 촉발한 정치적 책임에다가 자신의 부패 혐의,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으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네타냐후가 가자전쟁을 1년 3개월 동안 끌은 이유도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한 계산이었다는 비난이 높아서, 휴전은 그의 정치 생명에 사망선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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