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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운(官運)이 대박이기에”...최상목 권한대행 행보를 기대하는 이유 [매경의 창]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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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졸간에 1인3역 맡은 처지
한국사회 인연과 압박 속에
헌법재판관 임명 결단 내려
금융혼란 막고 정국 안정화
국정경험·식견 잘 발휘되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12·3 계엄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잘 아는 언론인과 저녁을 함께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그는 최 대행의 관운 이야기를 꺼냈다. 탄핵당한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하더니 부총리도 하필 윤석열 대통령 밑에서 한다며 최 대행의 관운이 좋지 않다고 했다. 나는 반박했다. 부총리를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고 시기를 선택할 수도 없기 때문에 부총리를 한 것 자체가 관운이 좋은 것이라고 얘기했다. 호시절보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기 때가 낫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되면서 최 대행은 대통령, 국무총리 역할까지 1인 3역을 하게 되었다. 그는 씩씩하게 이겨내면서 2024년 12월 31일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명만 임명한 것에 불만이지만, 대행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고 그 의의는 결코 작지 않다. 대한민국을 미증유의 위기에서 구한 용감한 결단이기 때문이다.

만일 임명하지 않았다면 민주당이 다시 탄핵 열차의 시동을 걸면서 정국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관 6인으로 심리가 가능한지에 대한 공방으로 공전하는 가운데 경제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환율이 폭등하고 외국인이 떠나면서 제2의 금융위기를 부르는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다.

최 대행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선배이고 그를 기용해준 사람이다. 한 총리는 과장 시절 부총리로 모신 이후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 사회에서 그리고 관계에서 인성 좋은 모범생으로 살아온 그가 물리치기에는 쉽지 않은 인연이다. 젊은 시절부터 최 대행을 봐 왔지만 그도 한 총리처럼 헌법재판관 임명을 회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신의 울타리라고 할 수 있는 윤 대통령과 여전히 그를 따르는 세력으로부터 왕따는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 앞설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정의를 부르짖는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가능한 선택임을 한 총리가 보여줬다. 그런 면에서 그는 스스로의 결단으로 좋은 관운을 만든 것이다.

인연을 떠나 논리적으로도 한 총리나 여권을 극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야가 합의해 오면 임명하겠다는 논리는 합리적인 면이 있었다. 임명직 대행이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여야 중 어느 한 쪽을 지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는 여당의 압박도 같은 이유로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권한 행사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도 그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관습법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성문법 국가임을 차치하더라도 이들의 주장은 논리적 모순이 있었다. 예를 들어 북한이 공격해오더라도 그들 논리에 의하면 선전 포고도, 국방부 장관 임명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최 대행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는 최장 8개월 동안 대통령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를 외면하고 반대하는 세력에 둘러싸여 기획재정부라는 한 줌의 조직으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 나는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다. 여야가 협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을 수도 있다.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행보를 기대하는 이유는 누구보다 풍부한 국정 경험과 식견, 그리고 글로벌 감각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그는 관운이 대박이기 때문이다.


[최광해 칼럼니스트·전 국제통화기금 대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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