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 버검 미국 내무장관 후보자가 16일(현지시간) 상원 인사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6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더그 버검 후보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지 않는다면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경쟁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스다코타 주지사 출신인 버검 후보자는 이날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가 진행한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이 화석 연료로 전력 사용을 늘려 전력망을 안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버검은 화석 연료 발전소의 건설을 막는 장애물로 인해 미국에 전력 위기가 발생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 시추에 더 많은 공공 부지를 할당하고 재생에너지 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를 철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간헐적인 데다 신뢰할 수 없는 전력"이라고 표현하면서 "해가 항상 쨍쨍한 것도 아니고 바람이 항상 부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I 처리를 위한 데이터센터의 수요 급증으로 미국에서는 전력 수요가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이 수요가 향후 3년 안에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버검은 "기본 전력량을 갖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국과의 AI 군비 경쟁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패한다면 우리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기본 전력량을 원하는 사람들 앞에 장애물을 만들면서 간헐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전력을 원하는 이들에게 막대한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리딩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셰일가스 등 화석 에너지원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버검은 내무장관으로서 국가에너지위원회(NEC)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그가 트럼프의 '에너지 차르'가 된다면 이른바 '드릴, 베이비, 드릴'로 대표되는 석유 시추를 추진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그는 탄소 포집과 같은 신기술이 화석연료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의 상업적·기술적 타당성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고 FT는 짚었다.
버검은 미국이 세계 어느 곳보다 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생산한다면서 "미국에서 에너지 생산이 제한되면 수요가 줄어들지 않으며, 독재 성향 지도자들이 환경에 관심을 두지 않는 러시아·베네수엘라·이란 같은 국가들로 생산이 이전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깨끗한 전력원에서 전력을 끌어온다는 조건 하에 AI 인프라 개발 목적의 연방 토지를 개방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에너지 자문업체 엔버러스에 따르면 미국은 전력량 제고를 위해 천연가스 화력 발전소를 2030년까지 추가로 최대 80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부터 바이든 행정부가 뒷받침해 온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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