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대통령직 퇴임을 5일 앞두고 대국민 고별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임기 마지막 대국민 연설에서 '과두정권' '기후위기' 등을 언급하며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각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오늘 밤의 고별 연설에서 저는 국가에 대해 우려되는 몇 가지 사항을 경고하고자 한다"라며 이런 단어를 언급했다.
비록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만큼, 차기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미국이 성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한 뒤 이어진 연설 내용이지만,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이끄는 차기 행정부에 대한 우려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재입성해 무분별한 규제 완화와 같은 친기업 정책을 쏟아낼 것을 우려한 듯, "극소수의 초부유층이 권력을 집중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면서 "그들의 권력 남용이 방치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미국에서는 극도의 부와 권력 영향력을 가진 과두정권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말 그대로 우리의 민주주의, 기본권과 자유, 그리고 모든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위협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워런 하딩 대통령이 미국을 이끌었던 1920년대 이후 대공황이 엄습했던 때를 경고하려는 듯, "우리는 100여 년 전에도 이미 그런 상황을 목격했다"라면서 "그러나 당시 미국 국민은 강탈자 같은 거대 재벌에 맞서 싸워 그들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은 공정한 몫을 얻을 권리를 원한다"라면서 "그들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중산층을 구축하고, 가장 번영하는 중심 국가가 되는 길을 걷는 데 도움을 주었다"라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의 부자 감세를 겨냥, "사람들은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야 하지만, 같은 규칙에 따라 돈을 지불하고 공정한 세금을 내야 한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저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후 및 청정 에너지법에 서명했고, 전 세계가 이를 본보기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효과를 발휘하고 일자리와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환경보호와 경제 성장 중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을 5일 앞두고 한 대국민 고별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1.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 밖에도 바이든은 기술력과 부의 집중이 초래하는 위험성,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가짜뉴스의 폐해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특히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관련,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감기나 암과 같은 질병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잠재력도 있으나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으면 우리의 삶의 방식 사생활 일하는 방식, 국가를 보호하는 방식에 새로운 위협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이 아닌, 자유의 땅인 미국이 AI 개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몇 년 안에 대통령, 의회, 법원, 언론, 그리고 미국 국민이 이러한 강력한 세력과 맞서 싸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언급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했고, 훌륭한 파트너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있었다"라고 임기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 주요 성과로 인프라법과 반도체법 등을 통한 인프라 구축 및 일자리 창출, 약값 인하를 이끈 메디케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 등을 꼽았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도 감사를 표한 바이든 대통령은 "저는 여전히 이 나라가 지향하는 이념을 믿는다"면서 "우리의 강점과 국민의 성격이 중요하고 지속되어야 하는 나라다. 이제 여러분이 경비를 설 차례"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대국민 고별 연설을 마친 후 영부인 질 바이든이 바라보는 가운데 손자 보 바이든의 머리를 감싸 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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