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 들여다보는 자율주행 로봇…지질硏 "연구소기업 준비"

/사진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근 자원 탐사와 지하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지하 시설의 영상·지도화를 제공하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5일 자원탐사개발연구센터 강웅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자율주행 지하 탐사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은 지하 레이다 탐사(GPR, Ground-Penetrating Radar) 기술을 적용했다. 송신 안테나에서 광대역 전자기파 파동(Pulse)을 방사하면, 땅 밑으로 투과돼 들어간 신호가 지하의 불연속면에서 반사돼 이를 수신하는 방식이다.

GPR 기술은 지하 시설물 탐지, 교통 인프라 조사, 고고학적 유적지 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하 안전 관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땅을 파지 않고도 일정한 지하 영역의 구조, 이상체, 물성 등을 고해상도로 영상화하거나 매핑(mapping·지도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 지하 탐사로봇은 오차를 수㎝ 이내로 줄인 초정밀 측위기술 RTK(Real-Time Kinematic GPS)로 외곽의 기준점 좌표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2D 좌표를 생성해 탐사 경로를 계획한다. 로봇은 이 경로를 따라 주행하고, 일정 시간마다 탐사 데이터를 RTK데이터와 동기화한다. 관제소는 원격 터미널로 로봇의 주행을 모니터링하고, 각 측선 끝 제자리에서 회전한 뒤 다음 측선으로 이동하면서 작동한다.

연구팀은 야외에서 지하 매장물 조사를 무인 자동화로 수행할 수 있는 지상 자율주행체 기본모델을 개발했으며, 실외 테스트에서 1만개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평균 위치오차 2.5㎝ 이내의 정확도를 과시했다. 또 지난해 다양한 GPR 응용 분야 박람회에서 실내 경로 주행과 GPR 데이터 취득 및 실시간 영상화가 가능한 데모 로봇을 선보였고,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연구팀은 기존 로봇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 개발, 연구소 기업 설립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강 박사는 "자율주행 지하 탐사로봇은 탐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효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해, 자원탐사 및 지하 안전 관리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다"고 밝혔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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