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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업 '옹호' 게시물'에 자영업자 "규제 대상일 뿐" 조목조목 반박글 화제 [자영업자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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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시내 거리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배달 플랫폼과 자영업자 간 갈등이 쉽사리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배달 플랫폼 측은 서비스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노고와 사기업으로서의 이윤 추구, 자영업자와의 상생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자영업자들은 중개수수료율이 과도하며 시장 논리의 정상작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오는 2월 중 차등 수수료 등이 포함된 배달앱 상생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차등수수료는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 3사, 공공 배달앱 땡겨요와 함께 4개 소상공인 단체를 모아 만든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도출된 상생안이다. 현행 9.8%(배민·쿠팡이츠)인 중개수수료를 입점업체 거래액에 따라 최저 2%에서 최고 7.8%까지 차등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차등 수수료 적용을 위한 내부 시스템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도 상생안 이행을 위해 작업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민 본사 직원의 황당한 궤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며칠 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배민 직원의 황당한 궤변에 코멘트를 달아보려 한다"며 "작성자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배민이 선심을 베풀었다는 듯 호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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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글. 네이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앞서 우아한형제들에 재직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블라인드에 "최근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나빠진 것 같다"며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겠지만 다소 과하게 감정적으로 호소하면서 비판하는 글이나 뉴스들도 많은 것 같다"고 적었다.

A씨는 전제로 "배달 플랫폼은 공기업이나 자선단체가 아닌 사기업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생각보다 빠르게 비대면 배달 시장이 성장했지만 흑자 전환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8년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해 온 만큼,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 온 점은 존중 받아야 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A씨는 배달앱의 수수료가 비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고 개선하며 하루 수백만 건의 주문을 삼자 간 조율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팀원들의 고생이 필요하다"며 "배민 배달은 일체의 서비스를 배민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배달대행사보다 비싸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서비스의 범위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고, 업주가 개별 처리할 때 불편함과 견줘볼 때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6.8%는 타사 대비 30%나 저렴한 수수료율이고, 중국은 12%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불구, 파급력과 책임감에 동감하며 수수료율 조정해 동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자영업자를 망하게 하고 물가 올리는 주범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요식업 자영업자분들이 너무 많아서 한정된 시장에 자영업자가 밀집돼 있으니 해외 대비 업자당 평균 매출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마진이 높지 않던 요식업 시장에 배달 수수료가 들어오게 되니 단순히 보면 마진이 악화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배달수수료는 기본적으로 배달에 한정된 수수료로, 홀 영업장에는 무관한 영역이고, 배달 영업으로 편리하게 확장할 수단일 뿐"이라며 "기존 홀 영업이 잘 되고 있었다면 고정비가 변동비로 바뀐 것으로 생각하면 되고, 반대라면 배달과 별개로 사업을 접거나 큰 변화가 필요한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전제부터 잘못돼...시장 논리 정상 작동 방해"

글쓴이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플랫폼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을 잘 아는 사장님들이라면 배달앱 시장에서 '영업이익=점유율'이란 사실을 아실 것"이라며 "그동안 점유율에 초점을 맞춰 사업 전략을 구사해 왔으면서 수익성을 포기하며 운영했다는 자기방어의 논리를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쓴이는 배달앱 수수료와 관련해 "사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구축한 기본 이용료와 추가적인 광고 사용료는 별개의 문제이기에 따로 다뤄야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입점만 한다고 해서 주문이 발생하지 않는 배달앱의 특성과 과당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플랫폼 시장을 감안하면 거시적으로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0년 15%, 2021년 12.1%, 2022년 11.2%, 2023년 11.6%로 나타났다. 그는 "배달앱 이용 주문의 영업이익률이 매장판매 방식의 영업이익률보다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난해는 통계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9.8%의 추가적인 수수료를 지불하는 주문의 숫자가 많아지면 음식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요식업 자영업자가 많다는 A씨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오고 있다"며 "최근 20%대가 깨지며 자영업자 시장의 축소는 기정사실이고, 배달의민족 입점 업체 숫자도 지난해 32만에서 30만으로 감소해 경쟁이 완화되고 있음에도 역설적으로 치열해지고 있고, 음식 판매가는 오르고 있다"고 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월평균 기준 자영업자 수는 563만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대비 19.7%를 차지했다. 하반기 어려운 경제 상황과 연말 12.3 비상계엄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감안하면 그 비율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글쓴이는 "배민은 작년 수수료를 인상했고, 광고 지면을 확대해 기타주문 유입 비율을 낮췄으며, 배달 범위를 4km로 확대해 경쟁을 부추기고, 최혜대우 요구와 동의없는 쿠폰 발행 등으로 시장논리의 정상작동을 방해했다"며 "시장참여자들의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중장기 정책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이익분배 원칙이 없다면, 플랫폼 기업들은 지속적인 규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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