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책의 향기]공무원 출신의 뼈 때리는 내부 비판

동아일보 김기윤 기자
원문보기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노한동 지음/284쪽·1만8000원·사이드웨이
“관료는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기르기보다는 공직사회의 영리한 무능을 익히는 데 탁월하다.”

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서기관 출신의 저자가 공직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저자는 대학 졸업 전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문체부 사무관으로 2013년부터 약 10년을 근무했다. 이후 서기관으로 승진하며 축하를 받은 것도 잠시. 곧 사표를 던져 주변을 놀라게 했다.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기보단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항상 바쁘기만 한” 공직사회에 염증을 느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신간은 저자가 문체부 근무 시 겪었던 다양한 이슈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려 했는지를 상세하게 전한다. 동시대 회사원들의 고충만큼이나 생생하다. 여러 일화를 들여다보면 그가 어떤 고민 끝에 환멸을 느꼈는지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포츠 팬들을 분노케 한 ‘호날두 노쇼’ 사건 당시 저자는 실무자로 논란을 수습하려다가 되레 국회 보좌진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때는 저자가 “운 좋게” 군 복무 중이라 책임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법한 지시는 늘 있지만 늘 운이 좋을 순 없다”며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정부의 ‘과잉 홍보’ 지침으로 그럴듯한 면피성 영상 홍보물을 내놓았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한다. 부처 수장이 교체될 때마다 혼선을 겪는 어려움도 토로한다. 한글 사용을 강조했던 전 장관과 눈에 띄는 홍보 문구를 위해 외국어 사용도 장려했던 차기 장관 사이에서 실무자들은 갈팡질팡한다. 보고서에 “신한류” “누리 소통 매체(소셜미디어)”라는 표현을 쓰던 공무원이 장관 교체 뒤 “K-챗GPT” 같은 정체불명의 용어를 사용한 일화는 쓴웃음을 짓게 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나나 살인미수 역고소
    나나 살인미수 역고소
  2. 2이재명 방중
    이재명 방중
  3. 3공천 헌금 의혹
    공천 헌금 의혹
  4. 4이정효 감독 수원
    이정효 감독 수원
  5. 5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동아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