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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생님은 AI” 컴퓨터 과학 교육이 맞닥뜨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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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동안 생성형 AI는 도입된 모든 분야에서 변혁과 혼란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학교는 AI의 영향을 가장 먼저 직면한 곳이었다. 학생들이 챗GPT와 같은 AI 기술을 연구, 시험 준비, 학술적 글쓰기 지원 등 다양한 용도로 적극 활용하면서 교육자들은 급격한 사회적 변화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고, 동시에 점점 더 깊어지는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AI가 지원하는 학습을 새로운 교육 표준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학생이 기본적인 기술을 배우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에게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인가?


특히 이런 논쟁은 컴퓨터 과학 교육 분야에서 다른 분야보다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전문 개발자는 생성형 AI 도구의 가장 열정적인 초기 수용자 중 하나다. 고등학생, 대학생, 또는 전문 과정 수강생에게 AI 없이 학습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마치 테스트 답안을 입력하기 위해 천공 카드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만큼 구식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다. 학생이 AI의 제안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초 지식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 과학 교육과 관련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AI 도구가 학습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탐구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초’


사이버보안 업체 헌트리스(Huntress)의 제품 마케팅 부사장 세스 게프틱은 컴퓨터 과학과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멘토링 활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게프틱과 대화한 전문가 대부분은 AI가 교육에 필수적인 문제 해결 연습 과정을 우회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게프틱은 “학습 경험에 AI가 도입되면 어렵거나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도움을 구하기가 매우 쉬워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습 환경에서 이상적인 모습은 “즉흥적으로 사고하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생각하며 기존 지식의 구성 요소가 상호작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독특하고 생산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컴퓨터 과학 교육 과정에서 진정한 교육의 순간은 이렇게 스스로 생각할 때 온다. 이 순간을 통해 훌륭한 학생과 평균적인 학생을 구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게프틱은 “AI가 바로 옆에 있으면 추가적인 사고가 필요한 순간에 쉽게 기계를 사용해버린다. AI에 너무 많이 의존하게 되면 창의적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될까 봐 우려된다. 사람에게 낚시를 가르치는 것보다 낚시를 할 수 있는 AI와 상호 작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학교와 지역사회 기반의 STEM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기술 허브인 젠테크(GenTech)의 COO인 마이클 윌슨은 AI의 사용 방식이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AI는 답을 찾는 것을 더 쉽게 만들어 주지만, 검색 엔진이 아닌 포럼으로 사용될 때는 해가 된다. ‘hello world를 계속 출력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해 줘’라고 묻는 것과, ‘화면에 출력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어 ‘코드의 한 부분을 영원히 반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은 다르다. 이와 같은 반복적인 질문은 기초를 다지는 토대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학 수준에서 학생은 기본 개념을 학습하고 지름길을 택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 교육 중심 생성형 AI 업체인 카모마일 AI(Chamomile.ai) 설립자이자 호주 멜버른의 주요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학부 과정을 가르치는 티라스 람다스 박사는 이런 맥락에서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가까이서 목격하고 있다.


람다스는 “대학의 정책은 학생이 학습 툴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하되, 자신의 학습에 책임을 지고 코드 생성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자료를 진정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대학생은 생성형 AI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버드대학교 학부연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생성형 AI 사용을 자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람다스는 이를 두고 “학생들의 본능이 옳다”라고 평가했다.


교실에서의 AI 가드레일


기본적으로 교수진은 학생이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접근 방식을 택할 것을 제안했다. 일부는 생성형 AI 사용을 허용한 반면, 다른 일부는 이를 제한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픈북, 닫힌 프롬프트

람다스 박사가 재직 중인 호주의 대학에서는 대부분 시험이 오픈북 형태로 진행되며, 인터넷 접근도 거의 제한되지 않는다. 람다스는 “흥미롭게도 이런 시험은 커뮤니케이션 앱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시험을 치를 수 없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정책은 챗GPT와 같은 시스템으로 확장됐다. 감독관은 이런 시스템을 활용한 부정행위를 감시하도록 지침을 받는다. 예를 들어 람다스는 “LLM 프롬프트를 입력할 때처럼 문단 단위의 텍스트를 작성하는 상황은 일반적인 코딩에서는 흔하지 않은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검토 유도하기

코더AI(koderAI) CEO 엘머 모랄레스는 자신의 자녀와 다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모랄레스는 “교수가 수업에서 배운 내용만 코딩에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를 본 적 있다. AI가 이런 부분을 모두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학생이 코드를 사용하기 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드를 검토하는 과정은 학습의 한 형태이며, 초보자의 코딩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화로 풀어내기

샌프란시스코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이자 스냅로직(SnapLogic)의 최고 과학자인 그렉 벤슨은 ‘인터랙티브 그레이딩(interactive grading)’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학생이 해결 방법을 교수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벤슨은 “내 강의는 더 고급 수준이기 때문에 머신이 생성한 코드나 학생이 제출한 해결 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화 중에 쉽게 감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프틱은 이 과정이 단순히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형식적인 작업이 아니라며 “자신이 작성한 코드를 설명하는 능력은 AI 도움 여부와 관계없이 개발자의 전문 기술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게프틱은 이를 ‘대화형 테스트(conversational testing)’라고 부르며, “IT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소프트 스킬과 연계돼 학생의 부차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직접 체험하기

데브옵스 테스트 및 기술 평가 업체 브로키(Brokee) CEO 막심 루시펜코는 학생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데브옵스 실습을 제공한다. 루시펜코는 “브로키가 제공하는 실습은 단순히 설명을 복사해 AI가 모든 작업을 대신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문제에 대한 중요한 세부사항은 테스트 환경에 숨겨져 있어 학생이 직접 탐색하고 명령어를 실행하며, 로그를 확인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은 생성형 AI를 ‘책임감 있게’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루시펜코는 “AI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는 특정 명령어를 실행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데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이를 모두 종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적절한 의존과 책임감 있는 사용

인터뷰에 응한 모든 전문가는 생성형 AI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결합이 이미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경력에서 AI 사용을 막을 수는 없으므로 핵심은 AI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킨더랩 로보틱스(KinderLab Robotics)의 교육과정, 훈련 및 제품 관리 책임자인 제이슨 인스는 어린아이를 위한 AI 지원 학습에 집중하고 있다. 인스는 “AI는 조기 교육 과정부터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린아이들은 AI를 사용하기 전에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AI는 생명이 없으며, 자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고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AI는 인간 엔지니어가 만든 도구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 아이들이 LLM을 이용한 편법을 방지하려면 AI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한계가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AI는 사람이 더 잘 사고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 툴이지만, AI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기본적인 인지 능력을 스스로 먼저 익히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말은 유치원생만을 위한 교훈이 아니다. 케이스웨어(Caseware)의 AI 및 분석 부문 부사장이자 라이스 대학교 존스 경영대학원에서 회계 석사 과정을 가르치는 다니엘 수피키스 치크는 학생들이 자신이 활동하게 될 툴과 정보 환경 속에서 AI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수피키스 치크는 “학생들이 모든 시나리오를 알거나 빠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AI와 같은 도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 방법, 이해 방법, 응답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갖는 방법, 그리고 적절하게 신뢰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취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 메타 인지 개념이다. 이것이 내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수업에서는 실제 회계 전문가가 따르는 과정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그 과정에는 AI가 포함될 수 있다. 수피키스 치크는 “정답 자체보다는 정답에 도달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과정을 대학 환경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과정은 엄격한 기업 금융 세계를 소개하고, 특정 프로세스와 기술이 언제 허용되는지 가르친다. 수피키스 치크는 “강의는 실수해도 괜찮은 안전한 공간이며, 이를 통해 현실 세계에 나갔을 때 더 적절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의에서 가장 나쁜 결과는 나쁜 성적을 받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부실 감사 보고서, 벌금, 소송, 대중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바르게 질문하기

많은 교육자에게 AI는 단순히 커리큘럼에 맞추어 수용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교육자는 학생이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방향으로 교육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결국, 브로키의 루시펜코가 말한 것처럼 “AI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와 그 답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코그니전트 AI 랩스(Cognizant AI Labs)의 진화형 AI 부문 부사장이자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부 교수 리스토 미이쿨라이넨은 “AI 툴을 염두에 둔 새로운 형태의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과제는 현재보다 큰 규모일 수 있다. 학생이 전체적인 설계를 맡고 세부적인 하위 구현은 AI 툴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디버깅 및 수정처럼 현재는 지루하지만 AI 도구가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작업 ▲향후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설계해 업그레이드 및 유지관리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의 그렉 벤슨 교수 역시 이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벤슨은 “다음 학기 고급 OS 과목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코딩 어시스턴트를 프로젝트에 완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할 예정이다. 기존 프로젝트보다 더 복잡한 과제를 제시할 것이며, 학생에게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법뿐 아니라 이를 통해 OS 개념과 코드를 더 깊이 배우는 방법도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는 교육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생성형 AI는 교육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더AI의 모랄레스는 생성형 AI가 수업 시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 간단한 질문에 답변할 때 유용하다고 언급했다. 모랄레스는 “교수를 포함해 경험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초급 코더가 파이썬 코드의 들여쓰기를 잊었을 때나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도움을 줄 시간이 없다. 이때 생성형 AI가 게임 체인저로 작용한다. 새내기 코더가 자신의 코드를 AI에 공유하기만 하면 AI가 코드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기다림 없이 학습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젠테크의 윌슨이 말하듯 빠른 답변이 필요한 사람은 학생만이 아니다. “교사에게 AI는 학생이 질문한 모호한 문제에 대한 답변이나 다른 관점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즉, 학습의 여정에서 교사와 학생은 생성형 AI와 같은 새로운 툴이 어떻게 잘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떤 한계가 있는지 함께 탐구하게 될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Josh Fruhlinger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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