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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서 세계적 예술가 나온 건 ‘권위 경쟁’ 때문

조선일보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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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예술

캐럴라인 캠벨 지음|황성연 옮김|21세기북스|608쪽|3만8000원

신처럼 성스러워보이는 뛰어난 예술품도 출발점은 늘 ‘보통 인간의 일상’이다. 아일랜드 국립 미술관 개관 158년 만에 첫 여성 관장이 된 저자가 유명 미술 작품들이 어떻게 작가들이 일상을 살던 도시와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추적했다.

저자는 고대 바빌론부터 근대까지 15개 도시를 주제로 삼았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15세기 르네상스를 피워낸 피렌체. 저자에 따르면 당대 피렌체에서 세계적인 예술가가 쏟아진 건 도시 구조물들의 ‘권위 경쟁’ 때문이었다. 메디치 같은 귀족 가문 외에도 수도원, 길드, 지역 정부들이 앞다퉈 유명 예술가를 섭외하고, 조형물을 쌓아 올리며 영향력을 드높였다는 것. 미켈렌젤로의 역작 ‘다비드상’ 역시 ‘피렌체를 위협하는 현대의 골리앗을 죽이겠다는 공화정의 결의’를 상징한 조형물이었다.

‘평양’은 이데올로기가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살필 훌륭한 교보재다. 저자에겐 쓰레기 버리는 법까지 규율하는 평양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현실판이다. 김정일이 ‘건축물은 혁명적이어야 한다’고 쓴 책 ‘건축 예술에 대하여’(1991)가 현재 평양 거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공간에는 주변에 압도되지 않는, 초상화나 조각품 같은 초점이 있어야 한다’는 이 책의 주장이 거대한 평양 만수대 기념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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