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
당시 국내에는 이런 고층 목조건물이 지어질 수 없었다.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의 3이 목구조 건축물의 지붕 높이를 18m 이내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 규칙은 기존 목재가 강도와 내화성이 낮다는 사실을 근거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조림 및 목재 활용 선진국에서 개발된 집성목은 철근콘크리트 못지않게 단단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다. 브록커먼스 골조의 소재가 집성목이다.
목구조는 철근콘크리트를 대체할 수 있을 뿐더러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가 덜 배출된다. 수명을 다하거나 쓰러진 나무는 탄소를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는 반면 골조로 쓰이는 집성목은 탄소를 길게는 수백 년 저장한다. 이런 장점도 인정받으면서 국내 목구조 건물의 높이 제한이 2020년 폐지됐다.
이에 따라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고층 목조건물을 짓기로 한다. 2022년 대전 관저동에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사진)를 착공한다. 본관이 7층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고 교육동이 3층인 이 센터가 최근 완공돼 오는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 건물에 목재가 1363㎥ 들어갔다. 탄소 약 340t이 여기에 저장됐다.
현재 세계 최고층 목조건물은 미국 밀워키가 보유하고 있다. 25층짜리 주상복합 ‘어센트’로, 2022년 준공됐다. 세계적인 목구조 건설 추세를 고려할 때 이 기록도 몇 년 안에 깨질 듯하다. 국내에도 목구조 고층건물이 속속 들어서기를 기대한다. 도심 콘크리트 숲 곳곳에 나무 마천루가 자라나기를.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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