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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2024년 우울한 세밑, 그리고 안중근

연합뉴스 최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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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독립' 유묵[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중근 의사의 '독립' 유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재석 선임기자 = 영화 '하얼빈'은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영상에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러진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다. 안 의사와 독립군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훌륭한 영화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중 하나가 이토 히로부미의 입에서 나온다. "조선이란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나라가 어려울 때 수많은 백성과 국민이 나섰다는 것을 일깨우는 대사다.

2024년 끝자락은 분노와 슬픔에 잠겼다. 평시에 비상계엄이란 전례 없는 일로 초래된 국가 혼란이 채 수습되기도 전에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급기야 우리 사회는 집단적인 우울감에 젖어 있다. 너나할것없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얘기한다. 방송국들의 연말 시상식과 연예인들의 공연이 멈췄다. 연말 스포츠 경기와 각종 행사는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전국적으로 마련된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에는 종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우리 역사에서 '2024년 12월'을 들어내고 싶다고 한다. 작은 희망이라도 이야기하기엔 마주하는 충격과 상실이 너무 크다.

사랑의 온도탑 나눔온도 100도를 향해[연합뉴스 자료사진]

사랑의 온도탑 나눔온도 100도를 향해[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로 13년째 '하루 1만원 기부'를 실천하는 전북 원광대 후문 '붕어빵 아저씨' 김남수 씨는 그래도 희망을 말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붕어빵을 파는 사람의 작은 선행이지만, 이 사람의 씨앗이 꽃을 피워 모두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온도탑'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주관하는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 '희망 2025 나눔 캠페인' 모금액을 나타내는 사랑의 온도탑이 이달 30일 기준 79.6도를 넘어 목표치 100도를 향하고 있다. 비록 모금 속도가 예년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하지만 여전히 각지에서 온정이 모이고 있다.

항공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공항에도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는 손길이 연일 이어진다. 공항의 한 카페에는 '봉사자와 유가족을 위한 음료'를 제공한다는 선결제 안내문이 붙었다고 한다. 한 유명 요리사는 김밥 200줄을 싸서 공항을 찾았다는 소식도 있다. 모두가 힘든 한해였다. 서로 더 보듬고 서로에게 위로가 필요한 때다. 안중근은 영화에서 되뇐다. "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을 모아야 한다. 기어이 앞에 나가고, 뒤에 나가고, 급히 나가고, 더디 나가고, 미리 준비하고 뒷일을 준비하면 모든 일을 이룰 것이다"라고. 안중근이 말하는 공동체 연대의 힘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둠 속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해엔 밝은 세상에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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