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검찰 “尹, 국회 무력화 후 별도 입법기구 만들려 했다”

조선일보 유희곤 기자
원문보기
김용현 구속 기소하며 “尹 공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7일 형법상 내란(중요 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 기소하면서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공범으로 규정했다. 검찰은 약 75쪽 분량의 공소장에 김 전 장관의 범죄 사실을 적시하면서 모두 윤 대통령과 공모했거나 지시에 따라 실행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국회 봉쇄도, 의원 체포도 모두 尹 지시

검찰이 적용한 김 전 장관의 범죄 사실은 크게 국회 봉쇄와 국회의원들의 의결 방해, 주요 인사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반출 및 직원 체포 시도 등 세 가지다.

검찰이 이날 밝힌 김 전 장관의 공소 사실을 보면, 국회 안팎에 배치된 경찰과 계엄군 약 2446명은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막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라고 지시했다.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는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둘러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도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이튿날(4일) 새벽 1시 3분쯤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자, 윤 대통령은 이 전 사령관에게 “해제됐다 하더라도 2번, 3번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했다. 약 3시간이 지난 4일 새벽 4시 26분쯤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尹, 올 3월부터 최소 9차례 계엄 논의”

주요 인사 체포조에는 방첩사·경찰·국방부 조사본부(군경찰) 총 69명이 동원됐다. 김 전 장관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주요 인사 10여 명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했다.

선관위를 점거하고 주요 직원들을 체포하기 위해선 서울과 경기 일대에 군경 약 805명이 출동했다. 김 전 장관이 여 전 사령관, 노상원·문상호 전현직 정보사령관에게 관련 지시를 했고, 정보사는 이를 논의하려고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을 지난 1일과 3일 두 차례 열었다. 문 사령관은 회동에 나온 정성욱 대령에게 김 전 장관의 계엄 계획과 지시 사항을 언급했다. 체포조는 선관위 직원 30여 명을 체포해 수방사에 감금하기 위해 송곳, 안대, 야구방망이, 망치까지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적어도 올 3월부터 “비상대권” “비상조치” 등을 언급하며 김 전 장관 등과 최소 9차례에 걸쳐 비상계엄을 논의했고, 지난달부터는 실질적 준비가 진행됐다고 결론 냈다. 김 전 장관이 계엄 담화문과 선포문, 포고령 초안을 지난달 24일부터 작성했고,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최종 승인했다.

◇검찰 “국헌 문란, 폭동에 해당돼”

검찰은 이날 “12·3 비상계엄은 내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형법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내란죄로 최대 사형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헌 문란과 폭동이 핵심 요건인 것이다.

검찰은 이번 비상계엄은 위헌·위법했고,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기관이 제 기능을 못 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특히 검찰은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한 뒤 별도의 비상 입법 기구를 창설하려는 의도도 확인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와 선관위 일대의 평온을 해치고 영장 없이 의원들을 체포하려고 한 것은 폭동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내란 진상 조사단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하다시피 한 공소장”이라며 “날조된 진술, 불법 증거들을 공표한 것은 공소장일본주의(공소장 외에 법원이 예단을 갖게 하는 어떤 것도 제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를 위반해 법원까지도 여론 몰이 겁박을 하겠다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유희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손예진 현빈 아들
    손예진 현빈 아들
  2. 2하나은행 사키 신한은행
    하나은행 사키 신한은행
  3. 3김동완 가난 챌린지 비판
    김동완 가난 챌린지 비판
  4. 4쿠팡 정부 진실 공방
    쿠팡 정부 진실 공방
  5. 5황하나 마약 투약 혐의
    황하나 마약 투약 혐의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