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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尹, 3월말 '비상대권밖에 없어'"…최소 9차례 사전모의

연합뉴스 권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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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시가행진 뒤 사령관들 불러 정치인·언론계·노동계 언급
11월 24일 김용현에게 "특단대책 필요"…김용현, 포고령 작성 착수
대국민 담화하는 윤석열 대통령(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대국민 담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올해 3월부터 "비상대권밖에는 방법이 없다"며 비상계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오다가 지난달부터는 본격적인 계엄 선포 준비에 착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7일 김 전 장관을 내란 주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이 적어도 올해 3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김 전 장관) 등과 여러 차례 논의했고, 11월부터는 실질적인 준비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날까지 계엄 관련 발언과 논의를 한 횟수는 최소 9차례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 내용을 토대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관련한 발언이 올해 3월 말에서 4월 초 무렵에 있었던 종로구 삼청동 안가(안전가옥) 모임에서부터 두드러졌다고 봤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모인 이 자리에서 시국이 걱정된다면서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나가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이어 5∼6월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여 사령관이 모인 삼청동 안가 모임에서 또다시 "비상대권이나 비상조치가 아니면 나라를 정상화할 방법이 없는가"라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8월 초 김 전 장관, 여 사령관과 만난 자리에서는 정치인과 민주노총 관련 인물들을 언급하며 "현재 사법체계 하에서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비상조치권을 사용해 조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또 올해 10월 1일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이 여 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모인 자리에서도 계엄 관련 언급을 했다고 봤다.

윤 대통령이 당시 음식을 직접 준비해 함께 식사하면서 정치인과 언론·방송계 및 노동계에 있는 좌익세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상대권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후 11월 9일 윤 대통령은 여 사령관, 곽 사령관, 이 사령관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모인 자리에서 또 한 번 "특별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포고령 초안 작성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계엄 준비에 착수했다고 본 시점을 윤 대통령을 관저에서 따로 만난 11월 24일로 특정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촬영 홍해인] 2024.10.1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촬영 홍해인] 2024.10.1


윤 대통령은 당시 김 전 장관에게 "이게 나라냐, 바로 잡아야 한다. 미래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날 이후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 주도로 작성된 계엄령 문건과 과거에 발령된 비상계엄 하의 포고령 등을 참고해 계엄 선포문과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작성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이후 김 전 장관은 여 사령관과 11월 30일 오후 6시께 장관 공관에서 만나 "조만간 계엄을 할 수도 있다. 계엄령을 발령해 국회를 확보하고, 선관위의 전산자료를 확보해 부정선거의 증거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5시간 뒤인 오후 11시께에는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 여 사령관과 모인 자리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헌법상 비상대권을 써야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이 구체적 병력동원 규모를 언급하며 포고령 수정을 지시한 것은 12월 1일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그날 김 전 장관에게 "지금 만약 비상계엄을 하게 되면 병력 동원을 어떻게 할 수 있냐", "계엄을 하게 되면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소수만 출동한다면 특전사·수방사 3천∼5천명 정도가 가능하다"고 대답하며 미리 준비해둔 계엄 선포문과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본 윤 대통령이 포고령 중 '야간 통행금지' 부분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조사 결과다.

다음날인 2일 김 전 장관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계엄 선포문과 대국민 담화, 포고령을 완성했고, 검찰은 윤 대통령이 이를 검토한 뒤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김 전 장관과 그간 검토한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경찰 등 일선에 직접 하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지호 경찰청장은 3일 오후 7시께 김봉식 서울청장과 함께 삼청동 안가에서 대통령을 만나 계엄 선포 이후 계획이 담긴 종이를 전달받으며 국회 장악 등을 지시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다만 계엄 선포 구상을 두고 김 전 장관의 건의가 먼저 있었는지, 윤 대통령의 지시가 먼저였는지 선후관계와 정확히 언제부터 계엄과 관련한 모의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은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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