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내란 비선’ 노상원 검찰 송치…김용현과 공모, 언제부터 어디까지?

한겨레
원문보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가운데 마스크 쓴 이)이 24일 아침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가운데 마스크 쓴 이)이 24일 아침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내란실행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에 송치했다. 계엄 당일의 ‘국헌 문란’ 상황이 상당 부분 확인된 만큼, 검찰은 ‘비선 설계자’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 전 사령관을 통해 계엄 모의 과정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로 노 전 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전후로 전현직 장성들을 휘두르며 ‘정보사령부 수사 2단’ 구성을 주도한 정황은 어느 정도 드러난 편이다. 하지만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 전 사령관이 ‘힘의 원천’이 되었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어느 시점부터, 어느 수준으로 비상계엄을 공모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진술에 소극적이었다. 김 전 장관의 신병을 검찰이 확보하고 있어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을 비교해가며 조사하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경찰이 입수한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은 그가 초기 기획 단계부터 내란에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수첩에는 ‘정치·언론인·노조·판사·공무원’ 등이 수거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실제로 계엄군은 열댓명의 정치인·언론인들을 체포하려 했다. 수첩에는 ‘사살’이라는 표현도 등장하는데, 이 역시 계엄 기획 당시 공유된 구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앞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체포명단을 받았다”고 했고 ‘체포명단은 평소 사석에서 윤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했다. 윤 대통령의 ‘부정적 평가’가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의 논의를 거쳐 ‘체포명단’ 정리로 이어져 ‘처리 방법’까지 확정됐는지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다.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단어는,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수개월 전부터 실제로 군령권을 쥔 김 전 장관과 긴밀하게 협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군은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대대적인 포 사격 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훈련의 강도를 위험수위까지 높여왔다. 법조계에서는 일련의 군사행동이 계엄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형법상 외환죄 중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쳤을 때 적용하는 ‘일반이적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김용현-노상원의 ‘계엄 모의’ 과정은 지금까지 관련자 진술로만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여인형 사령관은 계엄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김 전 장관 공관에서 노 전 사령관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이른 아침 김 전 장관의 공관에 방문하고, 계엄 해제 뒤 김 전 장관과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나아가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지는 않았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그동안 비상계엄 당일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투입된 군 사령관들의 진술을 중심으로 계엄 앞뒤 며칠 동안 벌어졌던 상황을 복원하는 데 주력해왔다. 노 전 사령관 조사를 통해 계엄의 설계 단계부터 파헤쳐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계엄 당일의 수사2단의 구성 등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언제부터 계엄 모의에 가담했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장관과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구체적으로 규명돼야 한다”고 짚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현빈 손예진 아들
    현빈 손예진 아들
  2. 2김동완 가난 챌린지 저격
    김동완 가난 챌린지 저격
  3. 3쿠팡 정부 지시 논란
    쿠팡 정부 지시 논란
  4. 4하나은행 신한은행 경기
    하나은행 신한은행 경기
  5. 5통일교 특검법 논란
    통일교 특검법 논란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