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4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채널 돌리다 '시커먼 화면'에 화들짝…홈쇼핑 '초강수' 불사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민우기자
원문보기
[되풀이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上)] CJ온스타일, 일부 케이블방송 송출 중단

[편집자주] 홈쇼핑 CJ온스타일이 지난 5일 일부 케이블TV방송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과거 유료방송사업자가 송출 중단을 통보하거나 양사 합의하에 송출을 중단한 적은 있지만 홈쇼핑이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쇼핑 업체와 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매년 반복돼 왔지만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까지 번지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출수수료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7개 TV홈쇼핑 사업자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7개 TV홈쇼핑 사업자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CJ온스타일은 5일 자정을 기해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 대한 방송 송출을 전격 중단했다. 케이블TV 3사의 CJ온스타일·CJ온스타일플러스 채널에서는 열흘째 검은색 화면과 함께 안내 자막만 송출되고 있다.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매년 송출수수료를 놓고 갈등을 빚어 왔지만 '블랙아웃' 상황까지 벌어진건 그 골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양측이 매년 송출수수료 갈등을 겪는 이유는 유료 방송사업자들의 매출 30~40%가 홈쇼핑 송출수수료에서 기인하는 기형적인 구조 때문이다.

정부는 방송은 공공재적 성격상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전재로 유료방송 출범 당시 이용료를 억제해왔다. 대신 홈쇼핑 송출수수료 등을 통해 유료방송사업자가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케이블TV에 이어 출범한 IPTV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TV홈쇼핑 7개 사 영업이익 추이/그래픽=임종철

TV홈쇼핑 7개 사 영업이익 추이/그래픽=임종철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그동안 호황기 가입자수가 늘어나는 것을 근거로 매해 송출수수료를 인상해 왔다. 홈쇼핑 사업자들도 시장이 커지는 시기에는 이를 감당할 수 있었다. 홈쇼핑 산업은 2000년대 줄곧 10%대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TV 시청자수가 감소하고 홈쇼핑 산업이 구조적으로 쇠퇴하면서 더이상 송출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로 TV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 7443억원에서 지난해 3270억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 사업의 기반이 되는 일일 TV 수상기 이용 시간은 2013년 3시간7분에서 2022년 2시간 36분으로 크게 감소했다. TV를 필수매체로 인정하는 응답자도 같은 기간 46.3%에서 27.5%로 대폭 줄었다.

홈쇼핑사는 변화하는 TV이용패턴에 맞게 '탈(脫)TV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매출에서 TV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모바일, 라이브방송 등으로 매출 발생 채널을 다원화하고 있다.


TV홈쇼핑 주요 7개사의 TV방송을 통한 매출액은 2019년 3조146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6.5%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조7290억원(49.1%)으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TV 이용패턴이 변화하고 시장규모가 작아진 만큼 송출수수료를 그에 맞게 조정해야하는데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매출의 상당수를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보니 유료 방송사들도 쉽게 수수료 인하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유료방송사업자 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그래픽=임종철

유료방송사업자 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그래픽=임종철


지난해 TV홈쇼핑 7개 사 합산 송출 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의 71%다. 2019년 1조5497억원이었는데 해마다 높아졌다.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해 100원을 벌면 이 중 71원을 유료방송사업자가 수수료로 가져가는 셈이다.


CJ온스타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19~2023년 CJ온스타일의 케이블TV 취급고는 연평균 13.5%씩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CJ온스타일이 이들과 계약한 송출수수료의 감소폭은 연평균 5.6%에 불과했다.

CJ온스타일 측은 "취급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유료방송사와의 상생 및 협력업체 피해 방지를 위해 손실을 감내하면서 송출계약을 갱신해왔다"며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 충북방송 등 케이블TV 3사에서 방송 송출을 종료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케이블TV협회는 "2023년 SO 가입자는 전년 대비 5% 미만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는데 CJ 온스타일이 과도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홈쇼핑도 생존을 위해 TV의존도를 줄이고 수익원을 다원화해가고 있는 만큼 유료방송의 수익구조도 재편해야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방송 송출을 통해 소비자들을 접해야하는 홈쇼핑 업계가 송출 종료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을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며 "홈쇼핑과 유료방송사가 서로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허위조작정보 근절법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2. 2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3. 3손흥민 LAFC 이적
    손흥민 LAFC 이적
  4. 4안세영 왕중왕전 4강 진출
    안세영 왕중왕전 4강 진출
  5. 5유기상 올스타 투표 1위
    유기상 올스타 투표 1위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