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자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이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2024.12.13. 20hwan@newsis.com |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선배 오지환(LG 트윈스)은 직접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유효표 288표 중 154표(53.5%)를 받아 118표(41.0%)를 얻은 박성한(SSG 랜더스)을 제쳤다.
수상자로 호명된 박찬호는 벅찬 표정으로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수상 소감으로 "드디어 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재능을 가진 선수로서, 오래 걸리기도 했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날 박찬호에 축하 꽃다발을 건넨 이 중 특별한 얼굴이 있었다. 유격수 부문 후보에 오른 오지환이다. 오지환은 2표(0.7%)만 획득했지만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시상대에 올라 박찬호를 축하했다.
경쟁자였던 선수가 무대까지 올라 직접 꽃다발을 안기는 건 흔치 않은 장면이다. 일반적으로 시상식 참석도 수상이 유력한 선수만 한다.
오지환은 유력 후보로 꼽히지 않음에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박찬호가 수상하자 꽃다발을 안겼다.
박찬호는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지환이 형이 왜 오셨지?'했는데, 이런 큰 뜻이 있었다"며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는 것 같다. 선배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좋은 선배로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중인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와는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해 유격수 부문에서는 오지환이 유력 후보였다. 박찬호는 오지환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 '2등의 품격'을 보여줬다.
박찬호는 "나는 직접 꽃다발을 드리진 않았다"며 꽃까지 마련해 온 선배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허구연 KBO 총재와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격수 부문 수상 KIA 박찬호, 3루수 부문 KIA 김도영, 허 총재, 외야수 부문 로하스 대리수상 kt 유한준 코치, 지명타자 부문 KIA 최형우, 페어플레이상 삼성 원태인(뒷줄 왼쪽부터), 외야수 부문 삼성 구자욱, 골든 포토상 KIA 김태군, 1루수 부문 LG 오스틴, 투수부문 하트 대리수상 NC 전민수 코치, 포수 부문 삼성 강민호, 2루수 부문 김혜성 대리수상 키움 박정음 코치. 2024.12.13. 20hwan@newsis.com |
골든글러브를 받기 까지, 프로 입성 후 11년이 걸렸다.
박찬호는 "내 입장에선 올해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에 기대를 안 할 수 없었다. 수상에 대한 기대가 커서 긴장도 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마침내 품은 상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트로피가) 많이 무겁다.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박찬호는 "예전에 건방을 떨다 나락을 본 적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이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호가 수상의 영광을 안으면서 경쟁자였던 박성한은 2위에 머물렀다. 누구보다 박성한의 마음을 잘 아는 이가 박찬호다.
박찬호는 "성한이가 '축하한다'고 해서 '고생했다'하고 안아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작년 시상식에 기대 없이 왔지만, 혼자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데 내 자신이 초라하다 느껴졌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 마음을 안다. 어떤 말로도 사실 위로가 안 된다. 그래서 안아주고, 고생했다고 말해줬다"며 "성한이는 진짜 좋은 선수다. 나이도 나보다 어리고, 타격 능력은 훨씬 좋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함께 땀 흘렸던 박성한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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