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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 때 의협 비대위 대응 늦었다" 지적...의협회장 후보들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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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라포르시안]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따른 탄핵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시 발표된 계엄 포고령 관련한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 발표와 관련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약 35분 후 계엄사령부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당시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협 비대위는 포고령 발표 후 하루가 지난 4일 저녁에서야 3차 회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5일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와 의료인을 향해 '처단한다'는 폭압적 문구를 넣은 당사자와 과정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지 촉구 등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 발표 후 이틀이나 지나서 성명서를 내는 대응만 했을 뿐 자체 집회나 국회 앞 탄핵집회에 의료지원 등 실질적 행동은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제43대 의협 회장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이같은 비대위의 대응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기호 1번 김택우 후보는 의협 비대위가 최선의 방책을 찾기 위해 신중한 자세를 취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택우 후보는 "비대위가 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방치했겠나. 비대위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내부 논의를 거쳐 가장 최선의 방책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판단한다"며 "비대위가 대응을 안 하고 있다고 폄하하거나 방향성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보다 비대위 역할로서 최선의 방책을 찾기 위한 과정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당장 나가서 궐기대회를 하거나, 탄핵 투쟁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없었겠나. 계엄이 해제가 안 됐으면 비대위뿐 아니라 집행부 누구라도 달려나갔을 것"이라며 "앞에 나가는 것도 방책이지만, 의료계 전체를 대표하는 비대위에서 목소리를 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에서 최선·최고의 방책이 나왔을 때 다 같이 합심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대위의 모든 활동을 지지하고 결정에 언제나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원장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논의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과정에 있어 전국의사대표자 궐기대회를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표자 궐기대회가 비대위에서 수많은 논의를 거쳐 결정된 내용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 의협회장 후보 각 캠프의 입장이 다를 필요가 없다. 당연히 비대위에서 결정하고 했으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는 의협 비대위의 실질적 대응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강희경 후보는 "당시 서울의대 비대위에서도 난리가 났었다. 계엄에 따른 국민적 저항이 있을테고 다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며 당장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오갔다"며 "계엄이라는 말이 안 되는 행태에 서울의대 비대위 차원에서 강력한 성명을 짧게라도 내자고 해서 즉시 발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힘이 없는 일개 의대 비대위에서도 그랬는데, 당연히 의협 비대위에서 계엄 포고령보다 더욱 강력한, 실질적인 것을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변호사협회의 경우 계엄 직후 곧바로 성명을 내고 여의도 집회 현장에 헬프부스를 차려서 국민들을 지원했다. 의협 비대위도 당연히 그렇게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협 비대위가 정치적 성향을 떠나 집회 의료지원에 나서서 의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후보는 "여의도 집회를 보면 참여인원이 어마어마하다.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실제로 다친 사람도 있다"며 "의협 비대위가 집회 현장 구역별로 의료지원 부스를 만들든지, 아니면 시도의사회와 연합해 구역을 맡든지 해야 한다. 서울시의사회에서 의료지원을 나가겠다고 한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중앙 차원에서 이뤄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대표자 궐기대회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의료계 차원의 궐기대회가 문제가 아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집회 현장에서 의료지원을 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의사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는 상황에서 무엇을 재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 의사들은 의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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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기호 3번 주수호 후보는 의협 비대위가 의사들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수호 후보는 "예상치 못했던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의협 비대위의 즉각적 반응에 대한 회원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계엄령이 선포되고 해제되는 과정에서 비대위는 어떤 성명서나 입장발표가 없었다. 그 부분부터 (비대위를 지적하는)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거 같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여러 루트로 전해 들었는데, 당시 대부분 비대위원들은 비대위원장이나 비대위원 한 명의 즉각적 반응보다 상황을 지켜보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한 것 같다"며 "이런 과정에서 의협 비대위 주도의 집회에 대한 회원들의 요구가 높았다. 적극적으로 집회를 할 생각이 있었으며, 비대위가 시도의사회장들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 비대위가 의견을 물었는지, 시도의사회는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그는 "숫자가 몇 명이 되든,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의사들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의사들만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집회가 필요한데, 연말이라서 장소 잡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점에서 현재 추진 중인 의사대표자 궐기대회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최소한 대표자대회 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는 즉각적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년간 투쟁을 이어온 경기도의사회의 집회 인프라를 비대위에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동욱 후보는 "의협 비대위가 이렇다 할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비대위가 더 강력하게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렸다"며 "박형욱 비대위원장에게 경기도의사회가 집회 장소도 확보하고 있고, 투쟁에 쓰인 현수막이나 천막도 다 있으니 이를 활용하라고 애초에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은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마지막 시기"라며 "의사대표자 궐기대회를 여는 것도 좋지만 투쟁이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지속적으로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로드맵에 따른 투쟁이 필요한데 지금 로드맵이 없다"며 "나는 비대위가 어떤 투쟁을 하더라도 지침만 내리면 모든 것을 희생해서 어떤 것이라도 협조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는 비대위를 중심으로 행동해야 한다면서도, 주장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최안나 후보는 "의료계가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시점이다. 사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때도 이런 점을 우려했다"며 "대통령 탄핵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의협회장 선거를 다시 치르는 상황이 아쉽다. 그러나 지금은 전적으로 비대위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비대위가 흔들리면 안 되고, 흔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비대위가 의료계 대표로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뭉쳐야 할 때이다. 비대위가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단을 내리고 대응해야 한다"며 "현재 비대위가 입장문을 발표하며 의견을 내고 있는데, 더 이상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움직여야 할 때다. 궐기대회뿐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최 후보는 박단 의협 비대위원과 강희경 후보 간에 갈등을 대변하는 역할을 비대위가 한다는 지적에 대해 "박단 위원은 지금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계엄 당시에 비대위가 입장문을 내지 않기로 한데도 박단 위원의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좋지 못하다. 화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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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한편,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보면서 국회가 계엄 해제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상황을 조금 지켜보자고 비대위원들에게 공지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모두가 계엄을 비판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빚어지고 있는 의료농단, 의대증원 문제를 어떻게 계엄 농단과 함께 잘 설명할 것인가였다"며 "그래서 신중하게 검토 후 의견이 나가는 게 맞겠다고 판단해 뒤로 미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국대표자대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비대위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지역의사회, 대의원회, 집행부와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조율은 끝났으며, 13일 공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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