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응원봉과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2024.1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가전 업계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정치 혼란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내수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자신이 부과한 '세탁기 관세'를 재차 언급하며 수출 타격 우려도 커졌다. 예년대로 미국 CES 참가를 시작으로 '가전 사업 띄우기'를 준비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민이 깊어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치 혼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국내 가전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월간 단위로 발표돼 아직 12월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CCSI가 급격히 떨어진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2016년 10월 102.7이었던 CCSI는 탄핵 논란이 불붙은 11월 96으로 떨어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12월 9일)이 이뤄진 12월에는 94.3, 이듬해 1월 93.3으로 계속 낮아졌다.
국내 한 대기업 가전 부문 담당자는 "아직 명확한 수치로 말하긴 어렵지만 이른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전 판매 둔화가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라며 "성장세 둔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전 업계로선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파리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해 파리 엘리제 궁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12.0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파리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져 가전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을 업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2018년 당시) 중국·한국에서 들어오는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런 조치로) 수천, 수만개 일자리를 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당시 수입 세탁기에 20% 또는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세이프가드는 지난해 2월 종료됐지만 트럼프의 이번 발언에 비춰볼 때 2기 행정부 출범 후 다시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 1월 CES 출전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계획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암초를 만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CES는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다.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새로운 제품·기술을 선보이고 전략을 공개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가 각각 CES 개막에 앞서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핵심 사업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전사 차원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17~18일 DX(디바이스경험), 19일 DS(디바이솔루션) 부문으로 나눠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DX 부문 회의에서 가전 관련 대내외 리스크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최근 시작한 '구독' 사업 활성화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도 이달 중 사장단협의회를 열고 LG전자 가전 사업 전략을 검토할 전망이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