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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선수’ 메리츠가 왜 MG손보 인수할까?... 고용 승계 않고 지원금 인상 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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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시내의 MG손해보험 지점 모습. /뉴스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6시 0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M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메리츠화재가 협상 과정에서 정부 지원금 인상과 기존 인력을 승계하지 않는 방안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요구 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MG손해보험 노조의 반대가 심한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매각자 측인 예금보험공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이같은 제안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원금이 인상되고, 고용을 승계하지 않으면 메리츠화재 입장에선 MG손보 인수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두 사안 모두 메리츠화재 뜻대로 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론상 정부 지원금 한도는 MG손보의 청산 비용을 넘기 어렵다. 예보가 청산할 때 드는 비용보다 지원금을 많이 지급하면 배임 소지가 있어 예보 마음대로 지원금을 올리기 쉽지 않은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정부 지원금은 5000억원 수준이다.

고용 승계도 걸림돌 중 하나다. MG손해보험 인력을 메리츠화재가 품을 의무는 없지만, 노조 반대가 극심한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 입장에선 고용 승계까지 하면서 인수를 타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예보 측에서 총대를 메주거나, 컨설팅을 통해 고용 승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명분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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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 메리츠 “주주 이익 부합하지 않으면 인수 중단”

메리츠화재도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MG손해보험 인수와 관련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 완주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중단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MG손보를 비롯한 보험사 전반의 수익성 지표는 이듬해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이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연말부터 보험업권 전반에 보험계약마진(CSM) 및 지급여력(K-ICS) 비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보험사들은 무·저해지 보험 해지가 많을 것으로 가정해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반 보험과 달리 무·저해지 보험은 중도 해지에 대한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해지율을 높일 경우 보험사의 미래 부채 부담은 줄어들고 CSM은 높아진다. CSM은 보험사가 계약 체결 시점에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순이익을 나타낸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CSM은 6774억원이다. 지급여력 비율(이하 킥스비율)은 지난 6월 기준 44.4%(경과조치 후)로 업계 최하위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자본 대비 위험을 얼마나 잘 감당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고, 법정 기준은 100%다. 메리츠화재는 224.8%로 업계 상위권에 속한다.

IB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MG손보의 CSM과 킥스 비율 모두 올해를 기준으로 산정해 보면 더 나빠져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은 나빠지는데 인수 비용은 그대로라면 메리츠가 인수를 포기할 명분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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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 인수하면 2위와 격차 줄지만… 정무적 판단 의심도

일각에선 주주 이익을 강조하는 메리츠가 MG손보를 왜 인수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IB 업계 임원은 “메리츠는 자본시장의 하이에나로 불릴 정도로 이익을 철저히 따지는데, MG손보 인수는 숫자만 봤을 땐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무적인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메리츠화재는 과당경쟁을 막겠다는 정부 기조와 다르게 공격적인 영업을 펴며 성장했다”며 “필수 보험이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은 자동차 보험에 소홀한 측면도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상충하기 위한 거래 아니냐는 의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물론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을 최종 인수하면 업계 2위인 DB손해보험을 위협할 수는 있다. 메리츠화재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상 보험사의 주요 경영지표인 CSM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4687억원이다. MG손해보험(6774억원)과 합치면 11조1461억원이 된다. DB손보(12조1524억원)와의 격차를 1조원 차이로 좁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아직 실사단을 꾸리는 단계로 실사에 충실히 임할 것이란 입장 외에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C파트너스다. 2022년 금융위원회가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위탁을 받아 공개매각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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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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