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티에프 단장을 맡은 이양수 의원(오른쪽)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내란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방식과 시점 등을 놓고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티에프(TF)가 ‘2월 퇴진-4월 대선안’과 ‘3월 퇴진-5월 대선안’을 의원들에게 제안했지만, 계파 간 이해 등이 엇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정국 안정화 티에프 단장이 10일 국회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2월 퇴진-4월 대선안’과 ‘3월 퇴진-5월 대선안’의 기본 전제는 ‘윤 대통령의 3개월 이내 퇴진 뒤 2개월 안 대선’을 뼈대로 한다.
티에프가 고민한 부분은 ‘대선 시점’이다. 야권이 추진하는 탄핵안이 12월 국회에서 가결되고 헌법재판소 심판을 거쳐 차기 대선을 치르기까지는 5~6개월이 걸린다는 게 티에프의 주장이다. 따라서 ‘2월 퇴진-4월 대선’ 또는 ‘3월 퇴진-5월 대선’ 일정은 퇴진 시점을 ‘탄핵 시간표’보다 빠르거나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티에프의 판단이다. 대통령직이 박탈되는 시점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탄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국민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동시에 ‘탄핵 트라우마’도 피할 수 있어 국민의힘엔 최선의 안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임기 단축 개헌의 틀을 빌려 윤 대통령이 ‘명예 퇴진’할 수 있게 하자는 친윤석열계의 생각과는 방식과 일정 면에서 모두 큰 차이가 있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피선거권 상실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 대선을 치르는 것은 ‘필패’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월 퇴진이든 3월 퇴진이든 저는 조기 퇴진, 조기 하야에 반대한다”며 “한마디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4월이면 이 대표가 피선거권을 상실할 때도 아니”라며 “민심이 수습될지 모르겠지만, 시간을 더 가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을 염두에 두고 당에 일임한다고 말한 것”이라며 “대통령도 이 방안을 안 받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제안조차 하지 않으면 정말 탄핵을 막을 수 있냐”며 “저도 입에서 꺼내기 싫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 구속되면) 수감 상태에서 어떻게 직무를 할 거냐.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국민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설득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해 “2~3개월 (퇴진을) 미뤄도 군 통수권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남아 있다”며 “사실 윤 대통령 탄핵 말고 (실질적으로) 권한을 뺏을 방법은 없다”고도 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후 기자들을 만나 “질서 있는 퇴진을 하기 위해서는 세 축(국민과 야당, 대통령)이 다 어그리(동의)를 해야 되는데 국민 수용성에 있어서 그나마 그것(티에프안)이 리즈너블(합리적)했다고 티에프가 생각하지 않았겠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선 윤 대통령 퇴진 시기 등을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며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 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어떤 분들은 ‘그냥 우리가 탄핵을 (반대한다는 비판을) 견디면서 가야 된다’고 하시고, ‘질서 있는 퇴진은 시기 등을 너무 구체화할 필요가 없다’는 분도 계신다. 또 ‘(윤 대통령 탄핵이) 6월 이후에 돼야 된다’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 분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11일에도 의총을 열어 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늦어도 2차 탄핵안 표결 당일인 오는 14일 오전까지는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사임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후임자를 누구로 충원할 것인지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 치열한 기싸움도 벌어졌다. 친윤계가 자기 계파 최고위원 3명에 새로 포섭한 친한계 최고위원 1명을 동반 사퇴시켜 한동훈 지도부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친윤계 원내대표를 앞세워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진회의를 통해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새 원내대표에 추대될 조짐이 보이자, 한 대표는 곧바로 “중진회의가 (원내대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도 “우리가 중진의힘은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하지만 친한계의 반발 속에서도 이날 권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 외에는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4선 김태호 의원만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친한계 지원을 받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나는 어느 계파에 소속돼 정치를 해오지 않았다. 그런 게 있다면, 기회가 주어지면 깨겠다”고 했다.
차기 원내대표는 오는 12일 합동토론회를 거쳐 같은 날 의총에서 선출된다.
손현수 전광준 손지민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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