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지난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비판했던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지난 7일 탄핵안 표결 이후 안팎의 엇갈린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탄핵안 표결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강경 보수층의 표적이 된 반면, 표결 불참 의원들에겐 ‘실망스럽다’는 지역구 주민들의 항의와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 도봉갑이 지역구인 김재섭 의원의 지역 사무실 앞에는 9일 오후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김재섭 규탄, 탄핵 가결 촉구’ 집회를 열었다. 김 의원은 전날 윤상현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서 “김재섭 의원으로부터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길래 ‘1년 뒤에 다 찍어주더라. 걱정 말라’고 했다”고 말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며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한 민심을 전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의 인스타그램에는 악플이 쏟아졌다. 결국 김 의원은 게시물을 모두 지우고, 사실상 계정을 닫았다.
반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김상욱 의원은 일부 강성 당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공격을 받았다. 울산 남구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는 이날 오전 당원이라고 밝힌 20여명이 찾아와 “탄핵이 되면 나라가 망한다”, “배신자 김상욱은 각성하라”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살해 협박 전화를 하루 수십통씩 받고 있다. 숨어 있다”고 했다.
앞서 김재섭·김상욱·우재준·김예지·김소희 등 국민의힘 의원 5명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명분으로도 이번 비상계엄을 합리화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재섭 의원은 ‘탄핵안 표결’에 대해 “저희(5명)는 이번 사태를 풀어내는 데 항상 뜻을 같이할 예정”이라고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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