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전날 나카야마의 시신을 부검한 뒤 자택으로 돌려보냈다. 소속사는 “부검 결과 사건 관련성은 없다”며 “사인은 입욕 중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욕조에서 익사했다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욕조에서 익사’는 매일 욕조에서 더운물 목욕을 하는 일본에서 연간 1만9000여 명이 숨지는 원인이다. 65세 이상만 보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두 배나 많다는 통계도 있다. 일본의 욕조는 온몸이 들어갈 정도로 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영화 ‘러브레터’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나카야마 미호의 생전 모습. |
일본 언론은 ‘히트 쇼크’ 등 세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히트 쇼크는 추운 날 욕조에 들어가면 급격한 온도 변화 탓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 또는 하락해 심장이나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오는 것을 말한다.
목욕 중 깊이 잠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심한 피로, 음주, 격렬한 운동, 수면 부족 등으로 깊은 잠에 빠지면 얼굴이 물에 잠기는 데도 깨지 않고 익사할 수 있다. 열중증(熱中症) 가능성도 제기된다. 42도 이상의 물에 10분 이상 들어가면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상승해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여름철 일사병과 같은 증상이 욕조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경시청은 “불의의 사고라는 결론만 있을 뿐 히트 쇼크나 음주 등의 요인은 부검에서 명백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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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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