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덕 차이나랩 선임기자 |
CXMT의 파상적인 D램 저가 공세로 삼성 등 우리 반도체 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신화통신] |
CXMT 본사는 중국 IT 업계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안휘성 허페이(合肥)에 있다. 이사회 회장은 칭화대 물리학과 출신 주이밍(朱一明·52). 그런데 특이한 게 하나 있다. 그는 베이징의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설계 회사인 ‘기가 디바이스’라는 회사의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두 회사 관계에 CXMT의 탄생 비밀이 숨겨있다.
미국 유학(뉴욕주립대)을 마친 주 회장이 현지 직장 생활을 접고 귀국, 기가 디바이스를 창업한 건 그의 나이 33세였던 2005년이었다. 미국에서의 직장 경험, 탄탄한 기술 지식, 여기에 경영 수완도 뛰어났다. 그는 수많은 팹리스 중 하나였던 기가 디바이스를 이 분야 최고 회사로 키웠다. 창업 10년 만에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으로 돈을 마련한 주 회장은 끊임없이 D램 시장 진출을 노렸다. 그즈음 발표된 게 ‘중국 제조 2025’였다. 반도체 분야 대대적인 국가 지원이 시작됐다. 주 회장의 D램 열망과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의지는 안휘성 허페이에서 만난다. ‘돈은 우리가 댈 테니, 당신은 기술을 가져와라.’ 허페이시 시정부의 제안이었다. 그 결과물이 2016년 설립된 CXMT였다. 180억 위안(약 3조5000억원)의 설립 자금 중 4분의 3은 허페이시가, 나머지는 기가 디바이스가 냈다.
CXMT는 겉으로는 민영기업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국가가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사실상 국유기업이다. 당초 허페이시가 갖고 있던 지분은 6차례 증자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다른 국유 펀드에 팔렸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빅 펀드’ 역시 CXMT에 들어왔다. 중국은 업무 제휴를 위해 텐센트, 알리바바 등 민간 기업을 주주로 끌어들였다. 중국 국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중국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뭉쳐 달려들고 있다. 미국 제재도 피했다. 우리 업계에 ‘CXMT 경계경보’가 울린다.
한우덕 차이나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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