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
이 은행(사진)은 국내에서 두 가지 명칭으로 불린다. 하나는 ‘영란(英蘭)은행’이고, 다른 하나는 ‘잉글랜드은행’이다.
조선시대 숙종 때부터 운영된 유서 깊은 기관이라는 점에 비추어 ‘영란은행’에는 유래가 있을 법도 하다. 영국 중앙은행을 이렇게 표기하게 된 것은 영국의 정식 국호를 반영하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 있다. 즉, 영국의 국명은 ‘대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고, 이 국명을 아일랜드를 나타낸 ‘애란(愛蘭)’의 란(蘭)과 영국(英國)의 영(英)을 조합해 영란(英蘭)이라고 쓰게 됐으며, 여기에서 중앙은행 명칭도 나왔다는 것이다.(『고재욱 평전』)
이 설명이 타당할까? 출발점은 이 은행의 공식 영어 명칭인 ‘Bank of England(BOE)’이다. England는 한자로는 영길리(英吉利)나 英蘭으로 쓴다. 그렇다면 란(蘭)은 아일랜드가 아니라 잉글랜드 중 ‘랜드’를 표기하는 데 쓰였다고 추정된다. 이런 용례가 많다. 홀란드(네덜란드)는 화란(和蘭)으로, 폴란드는 파란(波蘭)이라고 썼다.
외국어 발음을 한자보다 훨씬 더 충실히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을 두고 한자 표기를 계속 활용할 이유가 없다. 이 은행의 이름을 ‘잉글랜드은행(BOE)’으로 통일하는 게 합당하다. 참고로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각종 보고서에 ‘영란은행’이라고 쓴다. 일본은 과거에는 ‘영란은행’이라고 썼으나 이제 ‘잉글랜드은행’이라고 표기한다.
그럼, 세계 첫 중앙은행은 어디일까. 1668년에 설립된 스웨덴 릭스방크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