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의중앙선 정전 사고로 멈춘 열차 안에서 실신한 승객을 119 구급대가 이송하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오후 7시18분쯤 서울 회기역에서 중랑역으로 향하던 열차에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
5일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현대차와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5일부터 이틀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고,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도 6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각급 학교의 ‘급식 대란’이 예상된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앞서 코레일 사측과의 막바지 협상에서 “2급 이상 간부의 임금을 올해와 내년에 걸쳐 모두 동결하라”는 요구사항을 추가로 내걸었다. 코레일의 부장급 이상 간부 650여 명의 임금을 2년간 동결하고, 그 돈으로 노조원들의 임금인상에 보태라는 얘기다.
사측은 이 요구를 거부했고, 협상은 최종결렬됐다. 철도노조가 사측이 받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를 한 건 결국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퇴진 등을 요구하는 ‘정치파업’을 기정사실로 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철도노조의 백남희 미디어소통실장은 “임금체불이나 임금인상 재원 부족사태를 고려해 조합원 설득에 필요한 사항을 요구했으며, 이게 관철되면 바로 파업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이날 열차는 평시 대비 90%대 초반의 운행률을 기록했다. KTX와 수도권전철 등은 90% 이상이었고, 화물열차만 60% 미만이었다. 코레일은 파업이 이어지더라도 수도권전철은 평시 대비 75%(출근시간대 90% 이상), KTX는 67% 수준의 운행률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승객들이 사고 열차에서 내려 철로로 걸어가는 모습. [뉴스1] |
파업이 진행 중인 이날 오후 7시 18분쯤 회기역에서 중랑역으로 향하던 경의중앙선 열차 한 대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같은 선로를 사용하던 동해행 무궁화호 역시 운행을 정지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열차에 갇혀 있다가 호흡곤란 등 경상을 호소한 시민 23명에 대해 이송 및 현장 치료 조처했다.
현대차 노조 등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전 조합원이 5일과 6일 주·야간 각 2시간씩 파업한다”고 밝혔다.
7일엔 현대차 노조 간부들만 특근을 거부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결의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기아는 노조 간부들만 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지엠 지부도 근무 시간에 따라 매일 2시간씩 파업한다.
완성차 업체의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는 4일 서울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때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 다만 이번 파업은 목적이나 절차에서 불법 가능성이 높다는 게 노동계의 시작이다.
한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가 6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학비노조 파업은 6년째 연례행사처럼 반복됐다. 올해 파업 참가인원은 전체 노조원 17만 명 중 6만 명 선(추정). 노조는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다면 2차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급식 대란’은 길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의 영양 교사들은 대체 급식품을 구하기 위해 진땀을 흘린다. 반복 파업에 급식 외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는 각 교육청이 급식조리사 등을 직접 고용한다. 송혜정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민간업체 위탁이나 도시락 등 다양한 급식 제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초·중·고 1만2038개교 중 위탁 급식 학교는 255곳(2.1%)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박영우·이가람·이영근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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